
#. 지역별 슈즈 쇼핑 성향은 달랐지만 운동화의 인기는 뜨거웠다. 서울은 실용성에 초점을 뒀다면 대전은 브랜드를 따졌고 대구·부산에선 화려한 컬러를 선호했다. 걷기 열풍으로 일명 '운도녀(운동화 신은 도시 여자)' '운도남'으로 불리는 이들이 늘면서 슈즈 쇼핑몰 ABC마트 매출 상위 10위권 내에 스니커즈·운동화 브랜드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는 파이낸셜뉴스가 슈즈 쇼핑센터 ABC마트에 의뢰해 서울, 대전, 대구, 부산 4개지역 약 60개 매장의 2012년 매출과 2013년 상반기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 '브랜드 파워보다 실용성'
ABC마트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은 실용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업계에선 서울은 다양한 쇼핑 채널 및 브랜드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충동구매 성향이 높은 동시에 불황에 따른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전국 주요도시 20~59세 남녀 7923명을 대상으로 '2012년 지역별 패션소비 및 구매성향 분석'을 설문조사한 결과 서울지역이 '기분 전환을 위해 또는 나쁜 일을 잊기 위해 쇼핑을 한다'(31.8%), '쇼핑센터에 가면 금방 무엇이라도 사고 싶다'(47.5%)고 답하는 등 패션 소비 규모가 다른 지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물건이라면 최대한 싸게 사려는 '알뜰 소비자' 성향 역시 서울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브랜드 선호도 높은 편'
대전지역은 소위 '연예인 패션' 등 유행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5월 매출 자료에 따르면 한창 붐을 일으켰던 뉴발란스 제품 6개가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 들어 뉴발란스 열기가 살짝 식으면서 'WT610' 하나만이 20위 내에 머물렀다. 대신 올해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은 스니커즈·아디다스 가젤오리지널 3개 컬러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여성 운동화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순위권 내에 없었던 여성용 운동화가 올해는 3개 제품이 20위권에 랭크됐다. 또한 패션 관심이 높은 만큼 이른 더위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빠르게 나타났다. ABC마트 관계자는 "서울, 대구, 부산의 경우 1~5월 동안에는 봄 시즌에 알맞은 스니커즈, 워킹화, 러닝화 위주로 신발 구매가 이뤄졌지만 유독 대전에서만 나이키의 여름 슬리퍼 '베네시제이디아이'를 비롯한 여름 상품이 3개나 순위권에 랭크됐다"고 말했다.
■대구·부산 '화려한 컬러 선호'
대구는 고급 패션 수요가 높고 보수적인 쇼핑 성향이 짙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도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ABC마트 관계자는 "대구, 부산 지역에서는 유난히 브랜드를 따지는 소비자 비율이 높은 편"이라면서 "수도권보다 화려한 컬러가 잘 팔리는 경향이 있어 이 제품 위주로 디스플레이하고 입고량을 늘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대구·부산은 서울보다 화려한 포인트 컬러가 적용된 러닝화 구매 비율이 높았다. 서울은 20위권 내 2개만 순위에 들어갔지만 대구·부산에선 각각 5개, 6개의 러닝화가 순위권에 올랐다. 대부분 블랙 컬러 신발 보디에 형광 연두, 핑크, 노란색 등 화려한 컬러가 가미된 제품들이다. 박지희 ABC마트 마케팅팀 매니저는 "장기화된 불황에 전국적으로 실용성 높고 저렴한 스니커즈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지역 특색에 따라 그 밖에 인기를 끈 제품들이 조금씩 상이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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