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뮌헨(독일)=김성환 기자】 BMW가 새로 공개한 5시리즈의 부분변경모델(페이스리프트)은 최근 젊은 층을 겨냥해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한 벤츠 E클래스를 정조준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기자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뮌헨의 BMW 시승센터 가싱에서 애시타임 그린힐 골프클럽까지 왕복 240㎞ 구간에서 BMW 535i GT와 530d를 번갈아 타는 기회를 가졌다. 외부 디자인은 기존 모델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세부 편의장치를 꼼꼼히 배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얼핏 봐선 거의 바뀐 게 없다. 전면부의 그릴 디자인이 개선되고 트렁크 공간이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구형과 신형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가솔린 모델인 535i GT를 끌고 도로에 들어서자 독일어뿐인 생소한 이정표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없다. 정면 유리창에 비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속도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화면까지 그대로 옮겨와 현지어 이정표를 몰라도 나들목을 오가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묵직해 보이는 듯한 주행감은 스포츠모드로 바꿨을 때 완전히 바뀌었다. 단조로워 보이던 디지털 계기판은 좀 더 큼지막한 숫자와 시인성 좋은 디자인으로 세팅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아우토반에 이르러 시속 150㎞를 넘기고 나서야 비로소 엔진 소리를 인식할 수 있었다. 기존 모델보다 노면과의 높이가 줄어들면서 주행 시 땅에 밀착되는 느낌이 더 좋아졌다.
세단인 530d로 갈아타니 더욱 가벼워진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았을 때의 반응속도가 GT와 현저히 달랐다. 아우토반에서 시속 250㎞에 근접했지만 시트가 앞뒤로 소폭 진동하는 것을 빼고는 안정감은 그대로 유지됐다.
두 차량 모두 차선이탈 시 운전대를 떨게 하는 차선이탈 방지시스템이 적용됐지만 운전대 진동은 GT보다 세단이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알찬 주행성능에도 불구하고 딱딱한 서스펜션과 풍절음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차가운 공기를 느끼기 위해 창문을 열자 바람이 뒷좌석으로 유입되며 부딪히는 '두-두-두-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속도 100㎞를 넘을 경우 더욱 심해져 창문을 열고 기분 좋게 달리기는 쉽지 않았다.
BMW 특유의 견고한 서스펜션은 독일의 잘 닦인 길과 궁합이 잘 맞았다. 하지만 과속방지턱이 많은 국내 도로 사정엔 승차감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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