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다음, 제주도로 데이터센터 이전 못한 이유는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03 14:37

수정 2014.11.05 12:37

자연풍을 이용한 친환경 시스템으로 디자인된 NHN의 데이터센터 '각' 전경.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에서 세계 최초로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자연풍을 이용한 친환경 시스템으로 디자인된 NHN의 데이터센터 '각' 전경.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에서 세계 최초로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 '블랙아웃' 등 전력난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데이터센터의 '전력 다이어트'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24시간 끊임없는 전력이 소비되는 데이터센터가 '전기먹는 하마'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시스템을 통해 '저전력·고효율'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검색, 쇼핑, 게임, 교육 등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웹사이트에 표시하기 위해 필요한 수천, 수만 대의 서버 컴퓨터를 한 곳에 모은 것으로,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또는 서버호텔이라고도 불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전국 100여곳인데 한 곳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평균 200만㎾h에 달한다.
이는 1만2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국내 전력 사용량의 2~3%, 산업용 전력 사용량의 7~8%에 해당하는 20억㎾h를 소비한다.

실제로 구글의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1.5%를 소비하고 있으며, 모 업체의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웬만한 시·도의 전체 소비량을 넘어서기도 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제주도로 본사 이전 시 데이터센터도 함께 이전하지 못한 것도 필요한 전력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조사 결과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이 제주도 전체 전력 소비량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ICT 업계는 전력소비량 줄이는 방안으로 '친환경' 카드를 선택했다.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최근 강원도 춘천에 새롭게 건립한 데이터센터 '각'을 자연풍을 이용한 친환경으로 디자인했다. NHN은 구봉산자락에 흐르는 시원한 바람이 자연스럽게 건물을 타고 넘거나 건물 내부를 통과해 서버실로 흘러 들어가도록 했으며, 자체 개발 서버와 저전력 고집적 랙을 통해 소비전력을 최대 20% 이상 절감했다.

글로벌 업체들도 '전력 다이어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은 미국 네바다주에 세워질 르노 데이터센터를 100%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구글은 미국 오클라호마 데이터센터 운영에 풍력을 활용했다. 구글은 오클라호마주 풍력발전소의 모든 전력을 구매해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고 있다.구글은 지난 4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왔다.

페이스북도 데이터센터 냉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북극에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강수'를 뒀다. 전세계 페이스북 서비스의 트래픽을 관리하는 스웨덴 루레아 데이터센터는 인근 루레아강의 수력발전소에서 대부분의 전력을 공급받는다.
가장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냉각시설은 북극에서 96㎞ 밖에 떨어져있지 않다.

업계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가상화를 통한 고효율 방안에도 주목하고 있다.
가상화를 통해 가장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서버의 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것으로, 지난해 가상화 전문업체 VM웨어의 가상화 시스템을 도입한 한국남부발전은 향후 1년 이내 전력 누적 사용량이 87%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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