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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 100선] (7)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12 03:48

수정 2014.11.05 10:53

국립수목원은 1018㏊의 자연림과 100㏊에 이르는 전문전시원, 산림박물관, 산림생물표본관, 산림동물원,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관람객들이 전시원내 숲길을 걷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1018㏊의 자연림과 100㏊에 이르는 전문전시원, 산림박물관, 산림생물표본관, 산림동물원,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관람객들이 전시원내 숲길을 걷고 있다.

이번주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이 찾아간 곳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 자리한 국립수목원이다.

'광릉수목원'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서울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수백년간 우거진 거대한 숲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크게 들이켰다 내쉬니 상쾌하다 못해 세상 모든 근심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하다.

한마디로 온몸으로 느껴지는 공기의 맛부터 다르다고나 할까.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유명 해수욕장이나 강, 계곡 등으로 피서를 떠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모여드는 사람, 자동차 수만큼이나 스트레스도 많은 게 현실. 진정한 몸과 마음의 힐링(치유)과 특별한 여름 휴가를 원한다면 수목원이 제격이다.

짙푸른 풀, 나무가 내품는 싱그러운 향기와 흙내음이 더위를 확실하게 잊게 해 주기 때문. 그곳으로 떠나 보자.

■540여년의 풍상-숨결이 숨쉬는 '광릉숲'

국립수목원은 조선 제7대 임금 세조가 생전에 이곳을 직접 둘러보고 능터를 정한 이후 500여년 동안 풀 한 포기 뽑는 것조차 금지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조선왕실에서는 광릉을 중심으로 사방 15리(약 3600㏊)의 숲을 능 부속림으로 지정해 조선 말기까지 철저하게 보호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산림과 임업을 연구하는 시험림과 학술보존림으로 지정. 보호되기도 했다. 해방 이후 혼란한 시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도 시험림으로 잘 보존·관리돼 오늘날 국내에서 제일 가는 산림생태계의 보고로 남아 있게 된 것.

지난 1987년 조성된 국립수목원의 전신은 광릉수목원이다. 당시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물원으로서 세계인들에게 매력을 알리고 국민에게는 광릉숲의 중요성과 나무, 풀에 대한 이해, 그리고 보고 느끼는 즐거움을 주고자 조성했다.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이 채택되고 국제적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부는 우리나라 산림생물종의 다양성 유지 증진과 이들 자원의 체계적인 수집 관리.자원화 등에 관한 연구를 강화하고자 지난 1999년 5월 국립수목원으로 승격, 오늘에 이르게 된 것.

국립수목원은 현재 전시원 관리, 숲 보전은 물론 21세기 생물자원 전쟁시대에 대비해 국가적 차원에서 국내외 산림생물자원(생물표본 포함)을 조사.수집.분류.보전.복원 및 관리하고 이를 자원화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12월 말까지 총 67만점의 식물과 곤충 표본을 확보하고 신종 및 한반도 미기록종 282종을 새롭게 발굴한 바 있다. 또한 방문객을 위한 교육 및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업도 같이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식물과 희귀식물,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의 증식.보존.복원 연구와 산업적 활용가치가 높은 유용식물자원 수집 및 자원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식물, 곤충, 버섯, 새 등에 관한 정보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www.nature.go.kr)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수백년 보존된 산림생물다양성의 '보고'

광릉숲은 540여년간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돼 세계적으로도 온대북부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온대활엽수 극상림(極相林)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숲으로 평가받고 있다. 극상림에는 서어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등의 수종들이 혼재돼 있으며 특히 서어나무가 가장 많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릉숲에는 어린 나무부터 오래된 고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들(938분류군)이 분포하고 있는가 하면 장수하늘소와 같은 곤충들(3966분류군)이 많다보니 이들 곤충을 먹고사는 까막딱따구리, 오색딱다구리, 쇠딱다구리 등 조류(180종)도 다양하다. 이 밖에 버섯(681), 포유류(20), 양서파충류(22), 어류(22) 등 총 5800여 분류군의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어 광릉숲은 그야말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생물종이 살고 있는 산림생물다양성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런 특징에 근거해 유네스코의 인간과 생물권(MAB)은 지난 2010년 6월 광릉숲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수목원 주변에는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인 광릉과 '선왕의 능을 받들어 모신다(奉護先王之陵)'는 뜻에서 이름 지어진 봉선사가 자리해 있으며 광릉으로 오르는 길옆으로는 소나무 등 자연수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그 아름다움에 발걸음이 절로 멈춰진다.

■다양한 체험-국립수목원의 즐거움

국립수목원은 산림관람뿐만 아니라 유치원생에서부터 일반인에 이르는 여러 계층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및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행복충전'을 비롯해 야생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광릉숲 산새탐험', 숲유치원 '신나는 초록세상', 초등생 산림교육 프로그램인 '녹색수업(현장학습, 재량활동 )' 등이 있으며 모든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수목원해설' '산림문화 체험강좌' 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국립수목원 관람에 이어 광릉과 봉선사에도 들러보면 하루 코스로 그만이다. 게다가 아침 일찍 조금만 서두르면 신선한 숲 공기를 마시며 제대로 된 삼림욕도 맛볼 수 있다.
국립수목원은 많은 사람들에게 나무와 자연에 대한 이해, 관찰,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누구에게나 개방된다. 하지만 적어도 방문 5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수목원 숲 속에서 맛보는 즐거움은 단순 관람 이상의 심신치유로 다가와 깊은 매력에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dksong@fnnews.com 송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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