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군통령’ 걸그룹들의 치열한 경쟁...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13 10:40

수정 2014.11.05 10:47



‘푸른거탑’, ‘진짜 사나이’등 군대를 배경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각광받고 있다. 대한민국 건장한 남성이라면 누구든지 오랜 추억처럼 군인시절의 향수를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먹고 자도 눈만 뜨면 졸리고 배고프던 그 시절, 혈기왕성한 장병들에게 걸그룹은 생활의 활력소 이상이었다. 생활관 TV에서 걸그룹들이 등장하는 순간만큼은 아무리 무서운 ‘호랑이 고참’의 집합명령보다 신속했다.

군대와 대통령을 합한 말로 군대의 대통령을 의미하는 신조어인 ‘군통령’은 이런 군대 배경 속에서 탄생했고 그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걸그룹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과거 군인들이 걸그룹을 원했다면 이제는 걸그룹 역시 군인들의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는 것이다.

최근 ‘군통령’으로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걸그룹은 나인뮤지스다. 모델 출신 멤버들로 구성, 늘씬한 키와 군살 없는 몸매를 자랑하며 ‘모델돌’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이들은 군부대 공연에서 장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군대를 배경으로 한 tvN 드라마 ‘푸른거탑’에 꾸준히 등장하며 군인들과 친밀도를 쌓은 나인뮤지스는 올해 1월 ‘돌스(Dolls)’의 쇼케이스를 경기도 파주 소재 육군 제1사단 전방부대에서 파격적으로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육군을 비롯하 해군, 공군 등 삼군 부대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 최초의 걸그룹으로 등극하는 등 '군통령'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걸스데이 역시 ‘군통령’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3월 발표한 첫 정규 타이틀 곡 ‘기대해’의 섹시 ‘멜빵춤’은 군부대에서 '엑스반도춤'으로 응용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 발표한 신곡 ‘여자 대통령’ 역시 ‘구미호춤’과 ‘경례춤’으로 군대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 강원도 인제 화룡부대에 깜짝 위문공연을 펼친 걸스데이는 오는 16일 대한민국 육군본부가 주최하는 '지상군 페스티벌'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군통령’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걸그룹들이 군부대 공연 등을 통해 경쟁하 듯 너나할 것 없이 스스로 ‘군통령’임을 자처하고 있다. 대한민국 60만 장병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는 ‘군통령’은 걸그룹에게 있어 매우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일단 홍보효과가 굉장하다. 워낙 소비 규모가 방대하기 때문에 금새 입소문을 타고 인지도를 쌓는데 도움이 된다”며 “수많은 걸그룹의 출현으로 포화상태가 된 현 가요계 상황에서 군대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인 셈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병들이 한 번이라도 흥미를 두게 되면 제대 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며 “공연, 광고, 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래서 ‘군통령’ 자리를 두고 요즘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저 연령층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이른바 ‘초통령’으로 등극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캐릭터 뽀로로는 지난 2010년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기준, 약 3893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


‘군통령’을 위한 걸그룹들의 치열한 경쟁 소식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afei@starnnews.com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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