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금값 폭락에 금광업체 주가도 큰폭 하락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18 16:18

수정 2014.11.04 19:42

【 로스앤젤레스=강일선 특파원】 금값이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금광산업체들의 주가도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SE 금광 지수는 올들어 현재까지 46% 하락했으며 런던시장에 상장된 아프리카 배릭 골드는 무려 76%나 폭락했다.

HSBC의 패트릭 치들리 분석가는 "금광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정서는 금보다도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JP모간 자산관리회사에서 천연자원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닐 그렉슨은 "현재 금광업체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는 지난 1990년대 중반에 있었던 Bre-X 사기사건의 후유증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캐나다 금광 업체였던 Bre-X사는 1995년 인도네시아 부상에서 세계 최대 금광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매장량은 세계 전체 금의 8%에 해당하는 6200t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기로 밝혀졌고 1997년 이 회사는 파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광 업체들의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회사인 블랙록의 천연자원 투자책임자인 에비 함브로는 "지난 6개월 동안 금광 기업들의 주가가 50% 하락했지만 상식적으로 볼 때 이는 과매도(Oversold) 영역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금광 기업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초고가 행진을 거듭할 때에도 금광업체들의 주가는 금값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10년부터 금값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11년 9월까지 FTSE 금광 지수는 금 수익률보다 무려 40% 포인트나 낮았다.

제프리스의 금속 및 광산전문가인 제이크 그린버그는 "금이 강세를 지속할 때 금과 비슷한 수익률을 올린 금광 업체들은 거의 없었다"며 "금광업체들은 높은 금가격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현금 흐름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적발표 시즌이 돌아오면서 금광업체들의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금값 하락으로 금광업체들의 대규모 손실상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FT가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번 실적 발표 시즌에서 전세계 금광업체들이 보고할 평가손실액이 200억달러(약2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당수 금광업체들은 이미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경고한 바 있다. 배릭은 파스쿠아 라마 프로젝트에서만 45~55억달러의 손실을 입는 등 상당액을 손실로 반영했으며 호주의 금광업체인 뉴크레스트는 50억~60억 호주달러를 손실로 계상했다.
또 남아공의 앵글로골드 아샨티는 22억~26억 달러의 손실액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kis@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