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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전쟁 수단도 아니고 장사도 아니고 아름다운 꿈’
26일 일본 도쿄도 코가네이시에 위치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뜰리에 니바리키에서 열린 영화 ‘바람이 분다’의 공식 기자회견에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5년만에 선보이는 신작 ‘바람이 분다’는 192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전투기를 개발한 호리코시 지로의 삶과 꿈,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또한 제목인 ‘바람이 분다’는 영국 시인 폴 발레리의 시에서 가져온 것이며 일본에서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고 번역됐다.
기자회견에 앞서 특별 시사회로 국내 기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 ‘바람이 분다’는 잔잔하지만 굵은 메시지를 담은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는 극 중 대사 ‘비행기는 전쟁 수단도 아니고 장사도 아니다. 아름다운 꿈이다’라는 말로 영화 속 인물은 물론 사람들이 실제로 살았던 사회를 대변을 하고 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가 일본 내 정치적 발언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개봉한 것은 어쩌면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을 터.
이에 그는 “그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죄를 짓는 것일까? 그들은 그 시대를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단지 당시 사람들은 그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열심히 했는데도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가치관과 역사관, 애니메이션에 대한 작품관 모두 뚜렷했다.
그는 최근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을 한 것에 이어 기자회견에서도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사과해야하고 다른 나라를 귀하게 여길줄 알아야 한다”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또한 위안부에 관련된 일본의 태도에 강도 높은 비난을 하며 “일본이 역사에 대한 문제를 다루지 않고 돈 버는데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결국 경제를 잃어버리면 전부를 잃어버리는 것처럼 될것이다”라며 반성을 촉구했다.
그런가하면 미야자키 하야오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과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으며 “나에게 애니메이션은 아름다운 꿈이었고 현재에는 꿈이자 일상이 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없는 인생은 안된다고 생각한다”라고 50년간 변치 않는 직업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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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눈으로 관찰하기보다는 렌즈를 통해 담고 보는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의 태도에 대해 “렌즈를 통해서가 아니라 신경으로 직접 보고 머릿속에 기억한 뒤 그림을 그려야 더 크게 그릴 수 있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할리우드의 화려한 3D에 비해 단조로운 2D만 고집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그가 수놓는 그림은 단조로운 영상이지만 오히려 단조롭기 때문에 더욱 많은 상상과 생각을 할수 있게 하는 매력을 지녔을 것이다.
한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5년만에 선보이는 신작 ‘바람이 분다’는 비행 설계사 호리코시 지로의 꿈과 연인 나호코와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9월 개봉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djwlddj@starnnews.com도쿄(일본)=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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