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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삼립 크림빵을 먹으려고 어머니를 조르던 생각이 나서다.
설탕이 귀한 시절 입안에서 살살 녹는 하얀 크림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 지난해 3월 30일 베트남 호찌민 까오탕 거리와 응우엔티민 카이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베트남 파리바게뜨 1호점 매장 입구부터 길게 늘어선 행렬이 차도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도로에는 파리바게뜨 옷을 입은 홍보용 오토바이가 눈길을 끌었다.
오픈 100일 이후 현재 하루 평균 매출은초기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으며 방문객 수도 평균 400명 수준에서 700명 수준을 넘어섰다.
국내 파리바게뜨 일평균 객수가 250명인 것에 비해 3배 가까운 수치다.
지난 1945년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에서 시작한 SPC그룹은 소비자와 함께하는 식품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크림빵, 호빵 등 장수 제품으로 간식시장에 변혁을 불러온 것은 물론 파리크라상을 통해 국내에 유럽풍 베이커리 문화를 소개, 시장을 선도해 왔다. 여기에 파리바게뜨를 설립,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빵의 한류'를 전파하고 있다.
■삼미당서 파리바게뜨까지
SPC그룹의 계열사는 삼립식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가 있다. SPC란 그룹명은 '삼립(Samlip)'과 '샤니(Shany)'를 의미하는 'S'와 파리크라상(Paris Croissant)의 'P' 그리고 비알코리아(BR KOREA)를 비롯해 향후 새로운 가족을 의미하는 'Company'의 'C'를 따서 지은 것이다.
삼립식품은 SPC그룹의 모태 기업이다. 당시 허창성 명예회장이 지난 1964년 일본 도쿄에서 선진 제빵산업 현장을 둘러본 후 제빵산업 시설에도 반드시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신념을 갖게 됐고, 당시 식빵 자동화 생산을 이뤄낸다. 이후 국내 제빵사를 바꾼 크림빵을 비롯해 호떡, 호빵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서울 가리봉동에 제빵공장을 건설하는 한편 1968년 상호를 삼립식품으로 변경했다.
삼립식품이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는 동안 허영인 회장이 이끈 '샤니'는 삼립식품과 함께 양산빵 업계 양대축을 형성하며 대기업으로서 본격적인 발판을 다졌다. 또한 양산 제빵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 미국 배스킨라빈스와 손잡고 지난 1985년 비알코리아를 설립,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대를 열었다. '골라 먹는 재미' 등 독특한 광고와 제품명으로 호응을 얻으면서 배스킨라빈스는 전국 990개 체인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1980년대 베이커리업계는 고급화된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판촉활동을 전개, 제과점 빵이 신선하고 맛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다.
1972년 6월 직영 판매점인 '샤니의 집'을 개점했던 샤니는 1984년 후레쉬나 사업을 전개했다. 후레쉬나는 현재 파리바게뜨와 같이 매장에서 직접 구워 파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후 고급화된 브랜드와 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 1986년 파리크라상 1호점이 서울 반포에 문을 열었다. 파리크라상이 인기를 끌자 이를 가맹점화하면서 도입한 브랜드가 바로 '파리바게뜨'다. 파리바게뜨는 2012년 말 현재 전국 3100여개 점포를 운영하며 국내 대표 베이커리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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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의 한류' 이끈다
내수기업이던 SPC그룹이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선 것은 지난 2004년이다. 철저한 현지조사 끝에 파리바게뜨의 제품 경쟁력 및 운영 노하우가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파리바게뜨의 첫 번째 해외진출 국가는 중국이었다. 파리바게뜨는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수년 동안 식음료와 외식시장 상권을 철저히 조사하고 분석, 철저한 전략을 마련했다. 2004년 9월 상하이에 진출한 이래 2013년 7월 현재 중국에 1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100호점을 넘어선 것은 브랜드 인지도나 운영 시스템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음을 의미한다"면서 "동북3성과 화시·화난 지역까지 확대, 오는 2015년 500개 매장 문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에도 지난 2002년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2005년 10월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었다. LA와 뉴욕, 뉴저지 샌디에이고 주요 상권에서 현재 2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의 기존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품목이 평균 100종류인 데 비해 300종류 이상을 취급하고, 매달 현지인 입맛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승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베트남 호찌민에 '까오탕점'을 열고 동남아시아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파리바게뜨는 제품의 현지화는 물론 현지에서 맛보기 어려운 쇼트케이크, 타르트 등 300여가지 제품을 선보이며 베트남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같은 해 하반기 파리바게뜨는 하노이, 다낭, 동나이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매장을 추가로 선보이는 등 순항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싱가포르는 선진 베이커리 문화가 도입돼 있고 생활 수준도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파리바게뜨는 싱가포르에선 '파리크라상' 수준 이상으로 운영, 세계적 베이커리와 맛과 품질로 정면 대결에 나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2013년 7월 현재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에서 15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0년 세계 제과·제빵 1위 목표
SPC그룹은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사업 원동력으로 '맛'과 '현지화'를 꼽는다. SPC그룹 관계자는 "현지 고객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SPC그룹은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2020년 세계 제과제빵 1위 기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오는 2015년까지 20개국에서 1000개 매장에서 해외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하고 오는 2020년에는 60개국 3000개 매장에서 2조원의 해외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SPC그룹의 '2020년 글로벌 전략'의 핵심도 고급화·다양화·고품질화·현지화다. 먼저 진출 초기에는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하고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다양한 품목 구성은 물론 고급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으로 신뢰를 쌓아간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특화된 메뉴 비중을 20%로 유지하고 현지 인력 채용으로 진정한 현지화를 실천할 계획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전략이 '브랜드 및 품질 우선'의 1세대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1세대 전략을 기본으로 하되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현지화를 덧붙인 2세대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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