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성년자 취업·초과 근무, 애플 中 납품업체 또 뭇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31 03:46

수정 2014.11.04 12:56

미성년자 취업·초과 근무, 애플 中 납품업체 또 뭇매

팍스콘과 더불어 대표적인 애플의 중국 현지 납품 제조업체인 페가트론이 또 한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도 초과 근무 의혹 및 미성년자(만 18세 미만) 취업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이 문제가 됐다. 페가트론은 애플의 저가 아이폰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계 업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최근 미국 뉴욕 소재 비정부기구(NGO)인 '중국노동감시단(CLW)'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앞서 CLW 관계자들이 중국 상하이 소재 페가트론 공장 세 곳으로 위장취업, 직접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페가트론은 미성년자 노동자를 고용했을 뿐 아니라 근로자 초과근무를 일삼았다. CLW는 특히 이들 공장 세 곳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당 66~69시간에 육박, 당초 애플이 정한 행동강령 기준(주 60시간)을 훨씬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또 근로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미성년자였다고 폭로했다. 이들 미성년자 중 일부는 방학을 이용해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또 현지 법에서 요구하는 수준보다 낮은 직업 훈련을 받은 사람을 고용하거나 숙소 및 구내식당 등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문제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페가트론이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불법 취업 알선 업체와 계약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더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취업 알선 업체가 근로자들에게 취업 소개 수수료 및 신분증을 담보로 요구한 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취업 알선 업체가 근로자들에게 신분증을 맡길 것을 요구한 것은 3개월 내 이직을 막기 위해서다.

허난성 출신의 한 여성 노동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주 63시간을 일했다"며 "그만두려 했으나 취업 알선 업체를 통해 취직을 했기 때문에 위약금을 물지 않으려면 3개월을 의무적으로 일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동자도 "페가트론 공장에서 주당 63시간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급이 낮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페가트론은 중국의 노동 법규 및 애플 규정에 위배될 수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페가트론 및 애플은 그러나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애플은 이 같은 언론보도가 쏟아지자 성명을 통해 "CLW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오히려 페가트론 공장 감사를 지난 2007년 이후 15차례에 걸쳐 지속해왔다고 강조했다.

제이슨 청 페가트론 최고경영자(CEO)도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애플과 함께 철저히 조사해 중국 법령 및 자체 근로기준에 위배되는 점이 있을 경우 즉각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페가트론은 팍스콘과 더불어 애플의 주요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애플의 전 세계 공급물량 가운데 3분의 1을 소화한다.

이 업체는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현지 인력을 지난 3월 5만여명에서 최근 7만여명으로 늘렸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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