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차가 멈춰 서 있는데 퍽!”..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사고 속출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01 16:12

수정 2013.08.01 16:12



싼타페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현상을 주장하며 한 네티즌이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싼타페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현상을 주장하며 한 네티즌이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자동차 실내의 채광과 통풍을 위해 사용되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자파(자연파괴) 현상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피해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자동차 지붕의 대부분을 열릴 수 있도록 한 구조의 창유리를 말한다.

현재까지 한국소비자원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사례만 해도 수십 건에 달한다. 뒤늦게 정부 당국이 지난 6월부터 실태 조사에 나섰으나 이 와중에도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은 늘어나고만 있다. 지난달 23일 다음 아고라에는 김창수(가명)씨가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경험담을 올려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 가만히 서있던 차량에서 유리조각이..
스포티지R 선루프가 주저앉았다며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사진
스포티지R 선루프가 주저앉았다며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사진

사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스포티지R 차량을 몰고 고속도로 진입에 앞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중에 어디선가 퍽 하는 소리를 들었다.
김씨는 너무 놀라 주위를 살피다 운전석 앞유리 쪽으로 또르르 굴러 떨어지는 유리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김씨는 갓길에 차를 세워 내려 보니 파노라마 선루프가 와장창 내려앉아 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씨는 보험회사를 불러 차를 견인한 뒤 기아차 부산서비스센터에 사고 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김씨는 차량의 보증기간 2년이 넘어 보증수리가 안 된다는 답변만 들었다.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제조사 잘못이 아니라 날아온 적재에 부딪혀 선루프가 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는 파편이 있냐고 따져 묻자 업체 측은 파편은 없다는 답변과 함께 요즘 같이 더운 날에는 작은 자갈이 날아와도 깨질 수 있다는 말만 늘어놓으며 보상을 거부했다. 제조사 측의 나 몰라라 하는 태도에 김씨는 결국 120만원이 넘는 수리비를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해야 했다.

▲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피해자, 한두 명 아냐
싼타페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현상을 주장하며 한 네티즌이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싼타페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현상을 주장하며 한 네티즌이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이 같은 피해를 겪은 사람은 김씨만이 아니다. 싼타페 네이버 카페 클럽DM, 보배드림 등 각종 자동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와 비슷한 사례를 겪은 이들의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보배드림에는 지난달 31일 싼타페 운전자의 피해 사례가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주행 중이 아님에도 파노라마 선루프가 깨진 현상과 이에 따른 제조사 측의 반응까지 김씨가 겪은 경험과 매우 유사했다. 또한 i40 살룬 차주도 지난달 10일경 고속도를 달리던 중에 선루프 자파 사고를 당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진짜 심하네요", "파노라마 선루프 없이 차를 사야하나봐요", "내 차도 선루프 없이 할 걸 그랬나 걱정되네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파노라마 선루프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과 불만을 제기했다.

▲ 당국 조사에 나서.. 보상 가능성은?
i40 살룬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현상을 주장하며 한 네티즌이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i40 살룬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현상을 주장하며 한 네티즌이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이렇게 파노라마 선루프 관련 사고가 늘자 국토교통부는 현대자동차 YF쏘나타, 기아자동차 K5, 르노삼성자동차 SM5, 벤츠 E350 등 파노라마 선루프가 장착된 전 차종을 대상으로 주행 중 파손되는 제작결함에 대해 지난 6월부터 조사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자동차제작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된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관련 신고만 20여건이 된다.

국토교통부는 조사 결과 안전기준 위반 또는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제작결함으로 확인되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시정조치(리콜)를 하고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파노라마 선루프 균열 가능성 때문에 국내와 미국 등에서 벨로스터를 자체 리콜해준 바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아직 장담할 수 없으나 올해 안에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국내차, 수입차 가릴 것 없이 우리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리콜 가능성은 아직 언급할 수 없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 선루프가 작을 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지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응력 분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깨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제조사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응력 분산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충분히 테스트를 하고 정부는 빠른 후속 조치와 함께 선루프에 대한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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