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개량신약이 세계 최대 의약품의 경연장인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보건복지부와 한미약품은 역류성 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이 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고 7일 밝혔다.
토종 의약품의 미국 진출은 2003년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가 FDA로부터 신약품목허가 승인을 받은 이후 10년 만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에소메졸은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최초의 토종 의약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진출 신호탄
에소메졸의 미국 FDA 시판허가는 토종 개량신약의 미국 등 선진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개량신약은 기존 약물의 구조나 제제, 용도 등을 약간 변형시켜서 얻어지는 약물을 말한다. 개량신약은 비교적 짧은 개발기간과 적은 투자비용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고 특허 만료 전 복제약보다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환자 입장에서는 약제비용 절감 효과와 환자 복약 편의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특히 토종 개량신약은 글로벌 제약사에 역수출될 정도로 시장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에소메졸의 이번 성과는 향후 토종 개량신약, 복합제의 글로벌 진출 길을 터준 셈이다. 또한 미국 특유의 허가와 특허를 연계한 해치-왁스만 제도를 극복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미 FDA는 복제약 업체가 시판허가를 신청할 경우 오리지널사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 최종허가를 유예해 오리지널 특허보유 제약사는 최장 30개월까지 복제약 또는 개량신약의 제품 출시를 늦출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허 도전을 통해 미국과 같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추후 토종 개량신약의 글로벌 진출의 기틀을 마련한 셈"이라면서 "특히 아직 글로벌 신약 개발 역량이 부족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개량신약, 복합제 등이 글로벌 시장 공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점 효과로 성공 가능성 충분
에소메졸은 2012년 미국에서만 6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미국내 처방 1위 제품인 넥시움의 개량신약이다.
에소메졸은 오메프라졸 중 강력한 위산분비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S-오메프라졸만을 분리한 카이랄(Chiral) 의약품으로 효과는 극대화시키고 부작용은 크게 줄였다. 카이랄의약품이란 왼손과 오른손처럼 동일한 화합물이 거울에 비치는 것처럼 서로 다른 공간배열을 가진 이성질체 간 결합으로 구성된 의약품을 뜻한다.
이번 시판허가로 한미약품은 오리지널인 '넥시움'(아스트라제네카) 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이 출시되는 2014년 5월까지 단독으로 60억달러의 넥시움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한미약품은 조만간 미국 현지에서 제품명 '에소메프라졸 스트론티움(Esomeprazole strontium)'으로 미국 파트너사인 암닐을 통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에소메졸의 미국 판매를 담당할 암닐은 복제약 전문업체로 최근 미국내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제약사로 알려져 있다.
■민관 협력 성공모델
에소메졸의 미 FDA 허가 획득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한 좋은 성공모델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제약시장 중 가장 큰 시장인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추진했던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란 글로벌 경쟁력 품목을 중심으로 의약품 22개사, 의료기기 17개사, 화장품 3개사를 선정해 품목 인허가 및 글로벌 마케팅 등 맞춤형으로 지원한 사업이다.
에소메졸 외에도 LG생명과학, 동아ST, 녹십자 등의 제품도 미국 임상을 완료하고 연내 품목 허가를 앞두고 있다.
또한 최근 셀트리온의 유럽의약품청 바이오시밀러 허가, JW중외제약 박스터간 3-체임버 영양수액제 수출계약, 보령제약 고혈압신약 중남미 수출계약 등 글로벌 진출 사례가 늘고 있다.이에 복지부는 올해를 '제약산업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hsk@fnnews.com 홍석근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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