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은 가요계 섹시경쟁, 흑인 저질문화 ‘트월킹까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08 08:32

수정 2013.08.08 08:32



신인 걸그룹 와썹(Wassup)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인 그룹으로 이슈의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 이슈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를 정말로 환영해야 할 일인지 의아함을 자아낸다.

와썹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들고 나온 안무인 ‘트월킹(Twerking)’때문으로, 트월킹이란 최근 미국 흑인 문화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엉덩이 춤’을 지칭한다.

흔히 ‘엉덩이 춤’이라고 하면 일찍이 카라가 ‘미스터’에서 선보인 안무나 최근 걸스데이가 선보인 ‘기대해’ 댄스 등을 떠올릴 법 하지만, 트월킹은 이런 엉덩이 춤과는 완전히 차원을 달리한다.

실제로 와썹이 공개한 ‘와썹’의 안무영상과 티저영상을 살펴보면 엉덩이를 집중 부각하며 쉴 새 없이 이를 상하로 흔드는, 다소 ‘충격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와썹은 티저영상 공개직후부터 많은 네티즌들에게 선정성을 지적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고, 소속사 측은 이 같은 논란을 집중 부각시키며 ‘흑인의 전유물로 알았던 트월킹을 최초로 시도’했다고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물론 현재 가요계의 흐름이 ‘유니크’와 ‘섹시’로 모아지고 있고, 어떻게든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모아야하는 기획사의 차원에서는 선정적이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점이다.

‘트월킹’이라는 춤은 미국 내에서도 그 선정성으로 인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춤으로, 실제로 지난 5월 미국 산디에고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단체로 트월킹춤을 춘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정학을 받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즉 발생지인 미국에서조차 트월킹은 과도하게 선정적이고 저질스러운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동영상커뮤니티 유튜브에서도 일부 트월킹 영상은 성인콘텐츠로 지정해 인증을 거친 후에야 볼 수 있도록 조치를 해뒀을 정도이다.

결국 미국에서도 ‘성인 콘텐츠’로 인식되며 아이들에게 노출을 꺼리고 있는 트월킹이 국내에서는 버젓이 최신 유행 문화로 포장돼 K팝의 주요 소비층인 10대 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3번의 편집 끝에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 ‘뫼비우스’의 김기덕 감독은 “폭력에는 관대하고 성에는 편협하다”라고 토로했지만, 버젓이 방송에서 ‘트월킹’을 추는 와썹을 보고 있으면 이는 가요계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인 듯하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gagnrad@starnnews.com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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