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육관(후육강관) 시장 국내 1위 기업인 스틸플라워가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후육관 제조·판매를 기반으로 해양풍력, 해저파이프 등의 사업을 추가하면서다. 이와 함께 기존 후육관 제조기술을 활용해 지진에 강한 각형강관 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스틸플라워는 올 상반기에 업계 최초로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8일 스틸플라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의 '2012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 관련 해상풍력 국책사업 주관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관련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틸플라워 김병권 대표는 "현재까지는 오일과 가스가 지구상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연료로 꼽히고 있다. 향후 100년간은 오일과 가스분야 산업의 활황이 예상되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녹색에너지 개발 또한 지속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면서 "회사는 차세대 에너지 개발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유연한 사업전개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중공업 강자'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후육관이란 두께가 20~140㎜인 특수강관으로 전체 강관산업에서 5%가량을 차지하는 틈새상품이다. 이는 주로 석유 및 천연가스 등의 해양플랜트 구조물, 송유관, 발전소 열배관재, 내진건축용 파이프 등에 쓰이고 있다.
후육관은 이처럼 활용범위가 넓으면서도 원재료인 후판을 제조하는 독일, 일본,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되고 있을 정도로 시장 참여자는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2000년 설립된 스틸플라워는 꾸준한 기술개발과 제품경쟁력을 통해 국내 시장 1위에 올랐고 전체 매출 중 93%가량은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매년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이 기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도 52%에 달할 정도로 무섭게 커왔다.
아울러 시장 추가 공략을 위해 2011년 준공한 전남 순천공장에 연간 20만t 생산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추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금은 글로벌 메이저 기업인 엑손모빌, BP, 셰브론 등 미국과 유럽, 중동의 메이저 오일기업, 국영 석유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해 놓고 총 16개국에 걸쳐 48개사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에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와 향후 3년간 약 7000만달러 규모의 후육관 공급 계약도 체결, 안정적인 매출처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김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해양플랜트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영업활동 강화를 통해 신흥시장을 추가 공략, 기존 후육뿐만 아니라 3차원(3D)곡가공 외장재, 해상풍력 모노파일 등 신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특히 후육관 생산을 선도하는 설비기자재 회사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프로젝트에 필요한 후육관 강재부터 플랜트 모듈 부품화에 이르기까지 논스톱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모듈 메이커로 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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