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두통·소화불량 유발 냉방병 예방, 충분한 과일 섭취·1시간마다 실내환기를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에어컨 사용이 늘고 있다. 특히 밤에도 25도 이상 지속되는 열대야가 계속되면 에어컨을 켜두고 잠들기 쉽다. 하지만 낮 동안 과한 냉방이나 수면 시 찬바람에 노출되면 냉방병으로 인한 감기 증상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9일 "의학적으로 냉방병은 질병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이상 증세임은 분명하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을 끄고 환기를 한 다음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냉방병, 왜 생기나

냉방병은 추운 곳에서만 지낸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여름철 냉방으로 바깥 기온과 차이가 많이 나는 실내에 갑자기 들어간다거나 온도가 낮은 실내에 있다가 더운 곳으로 나가는 경우 우리 몸이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해 발생한다. 바깥 기온과 실내 온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그 자체가 일종의 스트레스로 신체에 작용하는 것이다.

찬 공기에 계속 노출되면 체열 발산을 억제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수축된다. 추위로 인해 손실되는 열을 보충하기 위해 몸안에서 계속 열을 생산해야 하므로 피로가 쉽게 오고 권태감, 졸음을 느끼기도 한다. 또 실내에서 에어컨을 계속 틀면 공기를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실내 수분이 응결돼 습도가 낮아지므로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인후염을 유발하기 쉽다.

따라서 감기 같은 증세가 나타나고 만성적 피로감, 두통, 소화불량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손발이 저리고 아프다' '어깨와 허리가 결리고 무겁다' '체한 것처럼 속이 좋지 않고 식욕이 없다' '코가 막히고 목구멍이 근질거린다' '몸에 열이 좀 있는 것 같다'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 등 다양한 증세를 호소하게 된다.

장기간 계속되면 여성들은 생리불순을 일으킬 수 있고 노인들은 근육마비 증세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피부 온도가 내려가면 근육이 경직돼 섬세한 운동에 지장을 받게 되고 능률도 떨어진다.

냉방병에 대한 저항력은 연령과 지방 조직량, 냉기에 의한 순화의 정도, 영양상태, 운동, 입은 옷의 상태 등에 의해 차이가 난다. 특히 비만하거나 심장관계 질환이 있거나 땀이 잘 나지 않는 사람은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떻게 예방하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냉방시간을 줄이고 에어컨은 1시간 간격으로 가동하는 것이 좋다"며 "1시간에 한 번, 적어도 3~4시간에 한번 정도는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도록 한다"고 조언했다.

온도 변화에 따른 신체조절 능력은 5도 내외이므로 실내와 외부 온도 차이를 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외부 온도가 23도 이하일 때는 1도 낮게, 26~27도일 때는 2도 낮게, 28~29도일 때는 3도 정도 낮게 하면 적당하다. 기온이 30도일 때는 4도, 31~32도일 때는 5도 그리고 33도가 넘으면 6도 정도 낮추면 된다.

이와 함께 비타민이 많은 과일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음주와 흡연도 삼가는 것이 좋다. 긴소매 남방이나 스웨터를 준비해 두고 냉방을 하는 방에서 걸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차량과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에는 창문을 자주 열어주거나 외부 공기가 유입되도록 환기구를 열어준다. 취침 시에는 반드시 배를 이불로 덮어주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취침예약모드 등을 이용해 끄고 자는 것이 좋다.


마사지를 하거나 팩 등을 이용해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추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리 몸은 열 발산을 억제하기 위해 피부혈관이 축소돼 혈류 순환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열대야가 지속될 때는 에어컨을 켜고 자기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찬물로 목욕한 후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 잠을 자는 게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