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주변 국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젊어지고 더욱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 초기임에도 강한 국정장악력을 발휘하고 있어 앞으로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전 유엔 대사·사진)은 14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덕형포럼 조찬모임에 연사로 참석, '시진핑정부의 대외정책과 한반도'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먼저 "베이징대, 칭화대 등 주요 대학 총장들을 최근 만났는데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었다"며 "1953년생(60세)인 시진핑 주석을 맞아 중국이 새로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중국을 분석했다.
박 총장은 35년 이상을 외교관으로 지낸 정통 외무관료 출신이다.
박 총장은 "1949년 신중국이 세워진 뒤 문화대혁명으로 문호를 잠갔지만 이후 개혁과 개방을 통해 중국이 세계 무대에 재등장했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수립되면서 천문학적으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드디어 '젊은 피' 시진핑정부가 들어섰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중국이 국제기구에 대해 선진국들의 정치판이라며 비판적 모습을 보여왔지만 WTO 가입과 함께 전면에 등장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룰(rull)을 만들어 가는 룰세터(rull-setter·규칙을 정하는 자)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세대였던 마오쩌둥에 이어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를 거쳐 5세대 시진핑 세대가 들어서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총장은 "시진핑은 인화단결을 중시하며 침착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인간관계가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며 "친서민적인 소탈한 이미지와 탈권위적 성향으로 미국을 대할 때도 과거 주석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상당한 변화를 예상케 한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박 총장은 중국의 미래에 있어 걸림돌도 거론했다. 민족 간 갈등, 지역경제 격차, 경제성장을 쫓아가지 못하는 정치체제와 부정부패,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대로 인한 정보통제의 한계 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총장은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국 국채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국가로, 이젠 미국을 컨트롤하기 시작했다"면서 "10억을 넘는 인구, 엄청난 지하자원 등 뒷받침되는 자산을 바탕으로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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