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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픽션(TransFixion), “우리의 음악에는 액션영화 같은 매력이 있다” [interview]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16 18:55

수정 2013.08.16 18:55

지난 13일, KBS 2TV의 '탑밴드 2'가 '피아'의 우승을 알리며 길었던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탑밴드2는 일찍이 '내 귀에 도청장치', '피터팬 컴플렉스', '데이브레이크', '로맨틱펀치', '칵스', '몽니', '피아' 등 록페스티벌 부럽지 않은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많은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탑밴드 2는 다소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퇴장했지만, 경연에 참가했던 그룹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변화와 또 한걸음 성장했다는 가치를 남겼다. 어느덧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은 밴드 '트랜스픽션' 또한 그러하다.

지난 19일 홍대의 한 카페에서 있었던 인터뷰에서 트랜스픽션은 탑밴드 2에 참가한 계기를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고 밝히며 "실제로 이번 방송 출연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트랜스픽션(TransFixion), “우리의 음악에는 액션영화 같은 매력이 있다” [interview]


공연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다. 방송 출연 소감은?

데뷔 초기에는 방송을 많이 했던 편이다. 그간 방송들은 공연 환경이 받쳐주질 않아 핸드싱크가 아니면 무대에 오르기가 어려웠는데, 탑밴드 2는 그런 측면에서 조건을 많이 조율해 줘 좋았다. KBS 역시 밴드 위주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경험이 적은 탓에 순조롭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가수와 제작진 모두 배워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코치를 받게 됐다. 김도균 코치와는 어땠나?

해랑_멤버가 대부분 동갑이기 때문에 서로가 하는 말을 잘 안 듣는다. 그런 면에서 코치였던 김도균 선배님에게 들었던 충고들은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첫째는 선배가 하는 말씀이고, 둘째는 맞는 말씀만 해주셨으니 감사히 들을 수밖에.

호진_데뷔가 10년이 되다 보니 이젠 우리보다 선배가 많지도 않아 쓴소리를 들을 기회 자체가 적다. 김도균 선배님은 당장 다음번에 있을 경연에 대한 코치를 넘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음악적 방향에 대해 많은 것들을 말씀해주셨다.

탑밴드라는 방송이 많은 것을 남긴 것 같다.

천기_밴드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공연에 집중하기도 바빠서 다른 밴드와 접촉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소문으로나 들어보던 그룹들과 직접 만나게 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경연 프로그램이다 보니 처음에는 서로 견제도 많이 했지만 갈수록 동병상련도 느끼고 정이 많이 들었다.

해랑_이전에는 대중들이 어려워하시는 부분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리감이 많이 좁혀진 것 같다. 오랜 동네 슈퍼 아저씨께서도 알아보시고 (웃음)

호진_'트랜스픽션이죠?'라고 물어봐 주시는 게 신기했다. 전에는 그룹 이름이 어려워서 그런지 '어, 어디서 본 적 있는데' 정도로 그치는 게 전부였는데 말이지.

트랜스픽션(TransFixion), “우리의 음악에는 액션영화 같은 매력이 있다” [interview]


새 앨범은 계획은?

해랑_원래는 새 앨범을 올해 준비하려고 했는데 탑밴드 2에 출전하게 되면서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일단, 올해는 11월 말에 새 싱글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할 예정이다.

음반 제작할 때 대중성을 고려하는지?

동욱_월드컵송 '승리를 위하여'는 아는데 그 노래가 우리 노래인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웃음) 대중성에 대한 욕심은 숙명이라고 느낀다. 락 자체가 우리나라에선 편견이 심한 장르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락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호진_단순히 전자기타 소리만 들었을 땐 '시끄럽다. 귀 아프다'고 느끼게 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긴박한 순간, 강렬한 기타 소리가 들려오면 긴장감이 더해지는 것처럼 음악엔 적재적소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 틈을 잘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 연구하는 중이다.

독립했다고 들었다.

동욱_작년에 독립했다. 이전에는 음악에만 집중하면 됐지만,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비지니스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으면 방향성을 요구받기 때문에 능력만 된다면, 스스로 케어하며 활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곧 피아, 게이트 플라워즈와 합동 공연이 있는데, 단공과 합동 공연의 차이점은?

해랑_아무래도 단독 공연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컨셉을 정하고, 그 컨셉에 맞춰서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합동공연 같은 경우엔 우리 팀의 핵심만 선보이게 된다는 점이 다르다. 팬들도, 여러 팀의 팬들이 오니 분위기도 다르고.

그렇다면, 무대 위에서 경쟁 심리 같은 것도 있겠다.

천기_멤버 간에는 정해진 역할이 있고, 각자 자신의 역에 충실하기 때문에, 경쟁의식을 갖지 않지만 다른 그룹들과는 라이벌 의식을 느낀다. 나와 같은 포지션의 멤버가 악기를 잘 다룬다 싶으면 '저 사람은 반드시 뛰어넘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슈퍼 락 쇼' 기대할 만할 것 같다.


데빈_대한민국 최정상급 밴드들이 모이는 공연이니만큼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 이번에 개최되는 '슈퍼 락 쇼'는 음향 시설이 좋은 공연장인 만큼 양질의 공연을 즐기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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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 해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해랑_원래 공연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탑밴드 2에 출전한 이후로 거의 쉬지를 못했다. 피곤하고 힘들지만, 활동을 많이 하는 게 역시 더 좋은 것 같다. 에너지도 더 많이 얻고.

동욱_예전에 일이 없을 때는 노브레인과 카페에 들어가서 '폐점 시간이니까 나가달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있어본 적도 있다. 쉬는 건 이전에 충분히 많이 쉬었기 때문에 지금은 괜찮다. (웃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데빈_개인적으로 뮤지컬 '오디션'에 출연한다. 12월 30일까지 하니 많은 관심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새해에도 꾸준히 활동할 예정이니, 또 다른 곳에서 좋은 모습으로 팬들과 만나뵀음 좋겠다.


트랜스픽션(TransFixion), “우리의 음악에는 액션영화 같은 매력이 있다” [interview]


10년의 세월 동안 쌓아온 트랜스픽션만의 음악적 소신은 강해 보였다. 그들은 세월에 따라 음악적 스타일을 맞추기보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0년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들은 자신들만의 명확한 색깔을 이용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중이다.



/배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