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기아차 유럽 성공전략 볼보가 탐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18 16:49

수정 2013.08.18 16:49

기아차 유럽 성공전략 볼보가 탐낸다

볼보가 유럽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벤치마킹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 10만대 이상을 판매한 업체 중 벤츠와 함께 지난해에 비해 성장세를 기록한 업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최근 전 세계 판매영업을 총괄하는 새로운 수장으로 지난 4월까지 기아차 유럽법인 영업총괄 담당임원으로 재직했던 버나드 브래들리 전 이사를 임명했다.

브래들리 전 이사는 BMW 및 혼다 영국법인을 거쳐 2010년 1월 기아차 유럽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지난해 기아차 유럽 판매량을 2010년 대비 47% 늘리는 등 기아차의 유럽 신화를 일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이에 힘입어 브래들리 전 이사는 2012년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 매체인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이 뽑은 '떠오르는 인물(Rising Stars)'에 선정되기도 했다.

볼보가 브래들리 전 이사를 영입한 이유도 그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볼보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줄었다. 중국 등에서는 선전했지만, 유럽에서 판매량이 11%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가 텃밭인 유럽과 미국에서 부진을 거듭하면서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는 기아차 임원을 영입한 것 같다. 경쟁업체들의 현대·기아차의 유럽 성공 노하우 배우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지난해 689만5875대보다 6.7% 줄었든 643만6743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의 올 상반기 유럽 판매량도 줄었다.

반면 기아차는 같은 기간 1.3%(17만3232대→17만5453대) 늘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올해 10만대 이상을 판매한 업체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증가한 곳은 유럽 업체 다임러(벤츠)를 제외하고 기아차가 유일하다.

기아차의 유럽 성공 요인으로는 유럽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꼽을 수 있다. 유럽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다목적 차량(MPV)인 벵가와 카니발, 카렌스 외에도 현지 소형 생산모델인 씨드가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는 소형 SUV인 스포티지와 중형 SUV 쏘렌토를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차와 함께 선보인 파격적인 보증수리 서비스 제공, 할부 금융서비스 제공 등도 기아차의 성공요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경쟁 업체들에 비해 파격적으로 연장한 보증수리 기간을 제시한 점은 유럽 소비자들에게 현대·기아차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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