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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甲’ 감사원 금융권 낙하산 독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26 17:14

수정 2014.11.04 08:42

‘슈퍼甲’ 감사원 금융권 낙하산 독식

양건 감사원장 사퇴를 계기로 감사원 출신 인사들의 금융권 진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감사위원 출신 인사들이 기존 금융감독원 출신을 밀어내고 감사 및 사외이사를 맡는가 하면, 서로 금융사 감사직을 이어받는 등 그들만의 세력 형성이 공고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감사원 출신 인사들의 금융권 진출 보폭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정책감사를 핑계로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따라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 내 낙하산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장급 이상 고위직 감사원 인사는 퇴임 이후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의 감사직을 맡은 뒤 임기를 마치면 다른 감사원 인사에게 해당 감사직을 넘겼다.


KDB생명보험 상근감사위원을 맡고 있던 김판현 전 감사원 자치행정감사국장이 지난 3월 초 임기를 마치자 이재덕 전 행정문화감사국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더구나 지난해 일부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로 감사원 수석감사위원을 지낸 한광수 전 서울고검 차장이 사외이사 자리를 꿰찼다. 삼성생명은 감사원에서 제2사무차장을 지낸 인사들을 감사로 선임했다. 전임 최영진 감사위원에 이어 현 문태곤 상근감사위원 모두 감사원에서 제2사무차장을 지냈다.

흥국화재는 감사원 내 감사교육원 출신 인사들을 감사로 임명했다. 김시관 현 감사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장을 지냈다. 전임 이술영 감사는 교육원에서 연구위원을 지냈다. 삼성카드 감사위원직을 연임한 노우섭 전 감사원 사무총장은 임기를 2년 남기고 중도사퇴하면서 정태문 전 공공기관감사국 국장에게 그 자리를 물려줬다.

자산관리공사(캠코) 감사 역시 송기국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이 맡고 있는데 전임자는 유구현 전 자치행정감사국장이다. 우리은행은 조현명 전 제1사무차장에 이어 김용우 전 감사연구원장 및 제2사무총장이 상임 감사위원을 맡았다. 이후 조현명 전 제1사무차장은 현재 현대해상화재보험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다.

이외에도 기존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맡은 감사 및 사외이사 자리를 감사원 출신이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NH농협증권은 감사위원을 맡았던 윤진섭 전 금감원 신용정보실장의 임기가 끝나자 김성홍 전 감사원 국방감사단장을 임명했다.

심지어 농협금융지주는 출범 초기 감사원 감사위원 출신인 배국환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 선임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감사원 출신 인사들의 금융권 진출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재규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조정실장은 "개정된 공직자 윤리법 때문에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감사직 진출이 위축되자 풍선효과 차원에서 감사원 출신을 선호하고 있다"며 "정부기관에서 관리감독 등 갑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금융사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코드감사 논란 등으로 감사원이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듯 감사원 출신들이 금융사에 진출하면 할수록 금융권은 감사원 영향력에 더욱 휘둘릴 것"이라며 "업무연관성이 낮고, 정치색을 띤 인사들까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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