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혹시 아이에게 백일해 옮기고 있진 않나요?

이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28 16:54

수정 2013.08.28 16:54


아이가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하던 엄마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병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된 아이는 심각한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산소호흡기 호스를 코에 연결했고 의료진은 아이의 목에 가느다란 관을 집어넣고선 목으로 넘어온 가래를 없애기 시작했다. 아이는 연신 숨을 헐떡거리고 심한 발작적인 기침을 하며 고통스러워 했지만, 엄마와 가족들은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눈물을 흘리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아이의 병명은 한 번 걸리면 백일 동안 기침한다는 ‘백일해’(Whooping Cough)다. 백일해에 걸리면 딱히 치료법이 없어 아이는 질병의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아이가 어느 정도 면역력을 갖고 태어나게 하려면 엄마가 임신 전 혹은 임신기간에 꼭 예방접종을 마쳐야 한다.


유병욱 순천향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 401호에서 열린 제69회 맘스클래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유 교수는 임산부·육아맘 340여 명에게 ‘우리 아이 건강 위해 엄마라면 꼭! 알아야 할 백일해 예방접종’이라는 주제로 아낌없는 조언을 건냈다. 유 교수는 MBC 뉴스 '굿모닝 닥터', KBS '비타민' 등에서 국민들에게 알기 쉽게 건강정보를 전해온 가정의학 전문의다.

혹시 아이에게 백일해 옮기고 있진 않나요?


◇ 예방접종은 기본 중의 기본

유 교수의 강의 내용을 옮겨보면 100년 전 백신은 두창(small pox) 한 가지밖에 없었지만, 현재는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된 BCG, B형간염, DTaP, Tdap, 소아마비, MMR, 수두, 일본뇌염, 독감 등 12종과 A형간염, 폐구균, 로타바이러스, 자궁경부암, 수막구균, 대상포진 등 선택접종 6종으로 총 18종의 백신이 존재한다.

“엄마가 임신전후 예방접종을 하면 태반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돼 아이가 수동면역을 충분히 받고 태어날 수 있다. 즉 엄마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은 아이에게 항체를 만들어 주는 행위다.”

예방접종은 일부러 균을 몸속에 집어 넣는 것이기 때문에 몸이 악화된다고 우려하는 일부의 목소리에 대해 유 교수는 “부작용은 알게 모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예방접종을 하고 나서 아이가 잘못됐다는 것은 연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아프리카 가나에서는 임신한 여성이 제때 예방접종을 하지 못해서 설사하다가 죽고, 뱃속 태아가 사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유 교수는 “우리가 어렸을적 당연하게 맞았던 예방접종이 개발도상국에서는 생명과도 같다. 이러한 예방접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백일해

국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백신 가운데 아이를 위해 엄마와 아빠가 필수로 접종해야 하는 백신이 있다. 그것은 바로 ‘티댑(Tdap) 백신’. Tdap은 한번의 접종으로 T(파상풍), d(디프테리아), p(백일해)를 예방해주는 성인용 백신이다.

아이를 위해 Tdap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이유는 엄마가 파상풍에 대한 면역이 없을 경우 아이는 ‘신생아 파상풍’에 걸릴 수 있다. 신생아에게서 파상풍이 발생할 경우 근육이 마비돼 젖을 빨거나 침을 삼키기 어려우며 심한 경우 경련 등이 일어나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백신은 신생아에 치명적인 백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미국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백일해에 걸리면 100명 중 1명에게 경련이 일어날 수 있고 5명중 1명은 폐렴에 걸릴 수 있다. 또 신생아 50%는 무호흡 증상을 겪을 수 있고 300명 중 1명은 뇌병증(encephalopathy)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듯 영유아에게 위험한 질병인 백일해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백일해 발병으로 3개월 미만의 유아 13명을 비롯해 총 18명이 사망했고,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지난해 신생아 14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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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집·유치원 다니면 감염확률 2~3배↑

지난해 5월 전남 영암군에서는 청소년 집단 발병 사례가 발생했고 지난해 국내 백일해 환자 수는 230명으로 2011년에 비해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백일해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유 교수에 말을 들어보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영유아는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감염성 질환(설사, 호흡기 질환, 중이염) 발생 위험이 약 2~3배 높았다.

그러므로 단체생활을 하는 영유아라면 면역력을 생성해주는 소아용 백일해 백신(DTaP)을 접종해야 한다. DTaP 예방접종은 기본적으로 5회에 걸쳐 실시된다. 생후 2개월에 첫 번째 접종을 시작해 4개월, 6개월까지는 두 달 간격으로 접종하고 추가접종은 15~18개월에 한 번, 4~6세 사이에 한 번 하면 된다.

유 교수는 “아이는 가정 내에서 접하는 흔한 세균에 대해서는 저항력을 키워나가지만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내게 되면 다양한 세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임신부 외 가족들도 예방접종해야

문제는 영유아 백일해의 주 감염원이 보육시설보다 ‘가족’인 경우가 많다는 것. 백일해는 기침이나 재채기로 발생되는 분비물로 인해 전염되기 때문에 영유아와 생활을 같이하거나 접촉이 많은 엄마, 아빠, 형제자매, 시어머니, 친정엄마 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백일해를 아이에게 옮길 수 있다.

유 교수는 “임신부 외에 가족들과 보육교사 등 영유아와 접촉이 잦은 사람이라면 Tdap 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야 한다. 영유아 시기에 DTaP 백신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먼저 Tdap을 접종하고 각각 1개월, 6개월의 기간을 두고 Td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10년마다 Td 백신만 1회씩 접종하면 된다”고 권고했다.

기존에는 65세 이상인 경우, Tdap 백신 접종이 불가능했다. 이제는 65세 이상도 접종 가능한 GSK의 Tdap 백신 ‘부스트릭스’로 백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부스트릭스는 간편하고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으며 Tdap 백신 중 유일하게 65세 이상 고령층도 접종할 수 있다.

유 교수는 “매번 임신할 때마다 임신부는 백일해 예방접종이 포함돼 있는 Tdap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임신 전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임신 중이라면 27~36주 사이에 예방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예방접종은 손쉽게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공구, 득템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를 위한 예방접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맘스클래스는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가 주최하고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과 메리츠화재, 보솜이 등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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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jeong@ibabynews.com 파이낸셜뉴스 웨딩뉴스팀 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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