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의 외벽이나 오피스의 내부에 주로 사용하던 페인트가 일반 가정의 주택 벽면까지 잠식하고 나섰다. 페인트 업계는 침체된 신규 건설을 대체할 수 있는 실내 인테리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 중심의 기업대 개인 간 거래(B2C) 시장 공략을 위해 친환경 페인트를 앞세워 벽지 업계와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장 전후 냄새가 거의 없고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중금속이 함유되지 않은 친환경 페인트를 앞세운 KCC, 노루페인트 등 페인트 기업들이 벽지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벽지는 이사를 할 때 새로 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자녀들이 벽에 낙서를 할 경우 재시공을 해야 하지만 페인트는 물걸레질이나 지우개로 손쉽게 얼룩을 제거할 수 있어 일반 벽지보다 수명이 길다. 재시공시에도 실크벽지의 경우 기존 벽지를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페인트는 이런 부담 없이 기존 칠 위에 덧칠할 수 있어 시공이 간편하다.
페인트업계는 이 같은 장점을 앞세워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시장에서 벽지를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지난 6월 컬러하우징 서비스를 론칭하고 B2C 시장 공략 준비를 마쳤다. 컬러하우징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주거공간을 거실, 주방, 학생방 등 공간별로 적합한 컬러를 제안하고 시공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해주는 서비스다.
KCC의 '숲으로' 수성페인트 전 제품군이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배제해 아이 방에도 안심하고 적용할 수 있다. 재시공 없이도 아이들의 낙서를 간편하게 없앨 수 있으며 자녀의 성장에 맞게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지 않고도 시공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벽지 대신 페인트를 선택할 때는 단점도 있다. DIY(Do It Yourself)를 하지 않고 전문가가 시공할 경우 벽지보다 수명이 긴 대신 비용 부담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소윤씨(37)는 "이사하면서 벽지보다 페인트가 수명이 길다고 업체로부터 추천받았다"며 "비용은 1.5배라서 부담이 되긴 하지만 벽지보다 2배 이상 오래 쓸 수 있다고 해서 페인트로 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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