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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기연 JGRC,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의 꿈이 영근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5 17:44

수정 2014.11.03 12:36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앞바다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의 해상풍력발전기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앞바다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의 해상풍력발전기

제주 시내에서 동쪽으로 차로 40여 분 달리면 김녕리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JGRC)가 나온다. 수십여대의 풍력발전기가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어우러진 이곳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꿈이 영그는 곳이다.

■새로운 전기 생산의 대안 '해상 풍력발전'

JGRC가 위치한 김녕은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 발전단지로 15일 현재 지상에만 해도 풍력발전기 20여 대가 해안을 따라 돌아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풍력발전기 2대. 2011년 4월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발전 단지로 조성된 김녕 앞바다의 '해상 풍력발전기'다.

풍력, 태양광, 수력, 바이오매스, 지열에너지 등 5대 신재생에너자원 중 가장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풍력 발전이지만 현재 지상에서 좋은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위치에는 대부분 풍력 발전기가 들어섰고 점점 발전기의 사이즈가 대형화되는 추세 속에서 소음 등 인근 주민들과의 민원문제 등도 무시할 수 없어 새로운 풍력발전기의 입지를 놓고 많은 고민이 있어왔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해상풍력발전기가 각광을 받게 됐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장문석 풍력연구실장은 "육상의 바람은 장애물로 인해 풍력이 떨어지고 불규칙해지는 단점이 있는데 이에 반해 해상의 바람은 육상의 바람에 비해 바람의 양이나 속도가 세고 균질해 더욱 좋다"며 "현재 유럽의 덴마크 혼솔리에서 2MW(메가 와트)급의 발전기 180개를 설치한 단지를 통해 경제성과 입지의 자유도 확인했고 육지로부터 대략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소음으로 인한 민원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데 가장 중요하는 것은 바다 위에 어떻게 세우느냐다. 크게 해저면을 콘크리트로 다져 기둥을 꽂는 '모노파일' 방식과 바다 위에 배처럼 띄우는 '부유식'이 있다.

이 가운데 에기연은 먼 바다에서 설치가 용이한 부유식에 주목하고 있다. 모노파일 방식은 먼 바다로 나갈 수록 설치가 어려운데다 발전기의 크기가 커지면 균열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부유식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장문석 실장은 "부유식 해상발전은 아직 세계적으로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앞장 서 연구한다면 가장 먼저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이러한 기술력을 향후 수출하게 되면 국부 창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에기연은 2030년까지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개발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국내 10GW(기가와트)급 해상풍력 단지가 조성되면 연간 380억t의 이산화탄소가 감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4년 32인치 TV 구동 가능한 '염분차 발전'연구도 박차

JGRC는 풍력 외에도 다양한 해양자원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바닷물의 염분을 활용해 발전을 일으키는 '염분차 발전'에 있어서도 세계적 연구성과를 배출하고 있다. '염분차 발전'은 해수와 담수의 염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해수와 담수 사이에 물분자만 통과할 수 있는 반투과성 멤브레인(특수 분리막)을 설치했을 때 일어나는 삼투압 현상을 활용한다. 염분차를 맞추기 위해 물 분자가 멤브레인을 통해 해수쪽으로 다량 이동하면서 해수가 담긴쪽의 수위가 높아지면 이를 통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게 되는 원리다.

이러한 염분차 발전에는 멤브레인이 필수적으로 현재 이 발전의 상용화 관건은 멤브레인 제조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에너지기술연구원 해양융복합연구실 양현경 박사는 "대전 본원에서 우리와 함께 저렴한 멤브레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에는 32인치 TV를 구동하는 것을 목표로 염분차발전 기술의 효율화를 높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염분차 발전은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강 하구에 위치하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에기연은 바다보다 염분이 높은 고농축 염수를 활용해 지상 어디에서나 발전소를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현경 박사는 "에기연이 진행중인 흐름전극을 이용한 해수 담수화 기술(FCDI)에서 고농축 염수를 만들 수 있다"며 "담수화 기술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염분차 발전에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친환경 적인 에너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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