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우 신도시라는 큰 그림을 우수한 한국 기업들과 함께 그리고 싶습니다." 현지국 지저우투자 이사장은 지난 13일 오전 중국 톈진 지저우 중창남대도 2호 신도시종합서비스센터를 방문한 한국기업 대표단을 환대하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북쪽으로 1시간30분가량 달려 태극기와 오성홍기가 나란히 나부끼는 광장을 지나 도착한 지저우 신도시종합서비스센터에 들어서자 '지저우 신도시에 오신 한국 기업인들을 환영합니다' 라는 글귀가 적힌 커다란 전광판이 한국기업 대표단을 맞았다. 전광판 뒤편 1층 로비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큰 지저우 신도시를 본뜬 대규모 모형이 있어 이 도시의 미래를 보여주기 충분했다.
지저우 신도시는 2개의 호수가 있는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방사형으로 산업구역을 구성했다.
총면적 57㎢인 지저우 신도시는 톈진과 지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1년 '지저우 신도시사업'이 정식으로 시작됐다. 해당 사업은 오는 2021년 완성을 목표로 총 50만명의 인구가 몰릴 예정이다.
한국기업 대표단은 1층 귀빈실에서 중국 측 간부들과 만나 신도시의 조성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중국 측 관계자는 "지저우 신도시는 지난 2011년 톈진 정부로부터 제4대 시범개발단위로 유입돼 개발을 정식으로 비준받았다"며 "지저우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위치적 이점 및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혜택을 지닌 데다 화북지역의 주요 여행지로 많은 수요의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건과 친환경적인 주거단지 조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저우의 국내총생산(GDP)은 매년 평균 15.3%씩 성장하고 있어 이는 톈진(13.8%)과 베이징(7.7%)의 평균 성장률을 뛰어넘는 수치"라며 접근성이 좋은 위치적 이점과 타 지역에 비해 낮은 투자비용과 인건비를 예로 들며 이를 강조했다.
이어 주제별 토론은 '제조업단지 건설' '금융집중특구 건설' '다용도건물임대 산업단지 건설' 등 섹션별로 나눠 진행된 가운데 한·중 양국 관계자들 간에 치열한 홍보전과 함께 날카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제조업단지 건설'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는 장충윤 지저우투자공사 이사장, 중제이 지저우초상국 부국장이 한국 기업들의 지저우산업단지에 투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저우는 신도시 건설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단지 조성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중제이 부국장은 "토지가격은 1㎡에 204위안(약 3만6000원)으로 톈진 외곽 북부 지역이라 저렴한 편"이라며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시 차원에서 원스테이 서비스는 물론 도우미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신영택 장수채 대표는 "한국 중소기업이 투자한 지 몇 년 만에 투자한 돈과 기술을 중국 당국에 몰수당한 사례가 있어 3년째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라며 중국 진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충윤 이사장은 "그런 우려는 충분히 이해된다. 중국에 기술 이전도 할 의향이 있다면 중국 정부에 잠재적인 사업 파트너가 될 만한 업체임을 입증하는 서류들을 보낼 것"이라며 "물론 이곳에서 상품을 재배만 하고 한국에 가져가기만 하더라도 사업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최윤선 자원 부회장을 비롯한 한국기업 대표단은 자원재생관련 업체 관계자답게 고철 등 중국의 산업 폐기물에 큰 관심을 보이며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토론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는 듯했다.
'금융집중특구 건설' 토론을 진행한 현지국 지저우투자 이사장은 아직 지저우의 경제규모와 인프라가 투자하기에 열악하다는 지적에 "현재 지저우는 백지 상태"라며 "그만큼 지저우 신도시는 발전 가능성이 크고 한국 기업이 그 발전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 이사장은 한국 기업이 투자할 경우 토지 이용비 할인 등의 혜택을 구상 중이며 코리아타운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용도 건물임대 산업단지' 토론장에서는 한국 중소기업인들과 중국 지저우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한국 기업들의 다목적건물 임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특히 한국이나 중국 상하이, 베이징보다 인건비와 임대료가 싼 지저우산업단지에 대해 한국 기업인들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중국 정부는 한국의 첨단기술을 지닌 기업들을 지저우 다용도건물임대 산업단지로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시했다.
지저우 정부 상무위원회 산하 다용도건물 사무실 허실 부주임은 "지저우는 중국 최고 핵심 첨단기술 산업단지인 베이징과 톈진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첨단기술 발전과 인재공급, 지식교류 등에 있어 유리하다"며 "지저우에 입주한 기업들의 이윤이 많이 나 법인세가 정해진 기준을 넘기게 될 경우 임대료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특혜를 마련해뒀다"고 말했다.
임대료 외 또 다른 이점은 저렴한 인건비다. 지저우에선 전문대를 졸업한 기술자들의 평균 월급이 50만~55만원 정도다. 한국과 비교할 경우 절반 이하 수준으로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저우 신도시는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추진 못했지만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 측 기업인들은 "지저우는 발전 가능성이 큰 도시"라며 투자할 의향을 내비쳤다.
특별취재팀 유현희 팀장 구자윤 김경민 김문희 박소연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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