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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덕형포럼 강연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02 17:37

수정 2014.11.03 09:40

[fn 이사람] 덕형포럼 강연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이성을 갖고 감정을 교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흐르는 것, 바로 이게 대화의 핵심입니다."

조성택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사진)는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덕형포럼(회장 정희원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조찬모임에 연사로 참석, '대화의 인문학적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대학원 철학 박사인 조 교수는 지난 2002년부터 고려대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학술진흥재단 인문학단 단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먼저 신부인 존 포웰이 '왜 내가 당신에게 내가 누구인지 말하기를 두려워하는가?'라는 저서에서 다룬 대화 및 소통의 다섯 단계를 설명했다.


존 포웰은 일상의 단계(1단계)-사실의 단계(2단계)-의견의 단계(3단계)-감정의 단계(4단계)-진실의 단계(5단계)로 대화의 단계를 구분했다. 1단계는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2단계는 정보와 지식을 교류하는 수준의, 3단계는 대화 당사자의 마음이 담기기 시작하는 단계로 가치관을 교류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이어 긍정 혹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4단계를 거쳐 인정, 책망, 고백이나 용서 등과 같은 의사교환이 이뤄지는 5단계로, 이 단계까지 이뤄진다면 그 인간관계가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진정한 대화의 시작은 감정의 단계에 이르러서 비로소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며 "단계를 뛰어넘기 위해 술 같은 도구가 동원되기도 하지만 단지 이것으로 신뢰가 만들어진다고 착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에 있어 감정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2009년 발표된 미시간대 스테파니 브라운 박사팀의 심리 실험 결과를 인용했다. 이 실험에서는 여대생 160명을 2개의 팀으로 나눠 한 팀은 혼자 해야 하는 원고 교정 등 단순한 작업을 시키고 다른 한 팀은 파트너를 정해 감정을 교류해야 하는 카드 게임을 시켰다. 그 결과 파트너가 있었던 팀원들은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증가했다. 프로게스테론은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 즉 이타심을 불러일으키는 여성호르몬 물질로 알려져 있다.

즉 감정적으로 가깝다고 느끼면 돕고 싶어 하는 호르몬이 생기고, 동시에 감정적으로 스트레스가 줄면서 편안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사회적 친밀도가 높은 사람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연구와도 일맥상통하는 결과다.

조 교수는 "감정을 교류하기 위한 대화는 다른 사람과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해야 하며 배타적 태도를 버리고 포괄주의적(Inclusivism) 태도, 철학적으로는 다원주의적(Pluralism) 자세를 가지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면서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되 자기중심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 적극적이면서도 겸손한 마음을 가진다면 행복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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