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2013 국감]서슬퍼런 기업국감‥소명·해명도 ‘쩔쩔’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15 16:54

수정 2014.11.01 13:09

"의원님 제가 잠깐 드려도 되겠습니까."(삼성전자 백남육 부사장)

"죄송하지만 말씀을 좀 드려도 되겠나." (BGF리테일 박재구 대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석에 선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고위직 임원들책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서슬퍼런 질타 앞에서 소명과 해명 시간을 요청하기에도 급급했다. 이날 정무위를 포함해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경제 정책 관장하는 상임위에는 30여명이 넘는 기업인들이 증인출석 요청을 받고 국감장에 섰다.

각 상임위의 경쟁적인 기업인 증인 출석 요청으로 과도한 기업국감이라는 논란이 일자 김정훈 정무위원장 등은 기업인 대기시간을 확인하는 등 배려를 했으나 증인의 소명 또는 해명을 충분히 듣기 보다 호통이 앞서거나 당초 증인 출석 사유와 다른 질의로 기업인들이 진땀을 빼는 등 기업국감의 부작용도 여전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김기준 의원은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에게 "지난주 모 방송시사프로그램에서 삼성전자 부품이 사기행각이라고 보도했다"면서 "삼성전자서비스가 AS를 해주면서 중고부품을 새부품으로 속여 팔다니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에 박 대표는 "저희가 알면서 중고품을 속여서 팔지는 않았다"면서도 "제가 오늘 증인출석한 것은 위장 불법파견으로 알고 왔는데 갑자기 저런 말씀을 해서 당황스럽지만 것을 말씀드리겠다"고 쩔쩔맸다.

이어 박 대표가 "삼성선자 대만에 있는 OEM업체에서 제품이 들어오면서 수리용자재가…"라며 설명을 이어가자 김 의원은 말을 끊으며 "이렇게 가볍게 끝날 문제가 아니고 이런 문제가 발생해선 안된다"며 박 대표를 들여보냈다.


민주당 안덕수 의원은 BGF리테일 박재구 대표에게 가맹점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집중 제기한 뒤 박 대표가 "죄송하지만 말씀을 좀 드려도 되나"고 물어보자 "제가 지금 좀 시간이…"라며 질의를 끝냈다.

최근 영업팀장의 막말 폭언 파문으로 '갑을관계' 논란이 다시 제기된 아모레퍼시픽 손영철 사장은 민주당 이학영 의원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이 의원이 "막말 폭언 관련 사과문 내용에 '녹취내용이 사실이라면 아모레 측 불공정 행위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필요조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 피해자는 단순 개인이 아니고 수많은 아모레 피해대리점이 함께 만든 회원이다", "이번 막말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 개인뿐 아니고 전체피해자가 함께 진상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의향이 있나" 등의 질의에 손 사장은 "그렇다" "예" 등의 짤막한 답변만 했다.

이 의원은 "사측의 무리한 영업방식에 근본적 원인이 깔려있다고 보냐"는 질의가 계속되자 손 사장은 "제가 잘못가르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반성문을 쓰는 듯이 대답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위 국감에서도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김성환 신세계푸드 대표이사와 허인철 이마트 대표이사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신세계 그룹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푸드가 중소납품업체 기술을 탈취해 카피제품을 만들고,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는 등 불공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오 의원은 이마트가 2000년부터 각종 가공식품 및 즉석조리제품을 ㅇ업체가 월매출 5억원이 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자 2010년 말, A업체의 OEM공장인 B업체와 직거래 하겠다고 통보하고 A업체를 배제해 이익을 편취했다고 밝혔다. 또 A업체가 게발한 신제품이 히트하자 제조방법(레시피)를 빼돌려 신세계푸드를 통해 카피상품을 생산해 이마트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의원은 "이번 사건은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영업비밀 침해,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불공정거래의 전형"으로 "절망에 빠진 A업체의 임직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향후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지훈 조지민 기자 신아람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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