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현장르포]뜨는 부동산, 떳다방 백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16 16:31

수정 2014.11.01 12:52

위례 송파 와이즈 더샵 견본주택 앞 이동식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위례 송파 와이즈 더샵 견본주택 앞 이동식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청약이 되면 꼭 연락주세요. 기본 웃돈이 3000만원은 넘을테니 손님이 원하는 금액에 잘 맞춰드리겠습니다"-(미사강변 동원로얄듀크 견본주택 앞 이동식중개업소 관계자)

"전매제한이요? 미리 공증을 해두면 문제될 게 없습니다. 우리가 분양권 전매와 관련해 갖춰야 할 서류까지 다 알려드리겠습니다"-(위례 송파 와이즈 더샵 견본주택 앞 이동식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떳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이 견본주택 오픈 때마다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분양 후 일정기간 분양권 거래를 할 수 없는 전매제한에도 투자자들이 떳다방을 통해 일찌감치 거래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찾은 서울 송파구 풍납동 '미사강변 동원로얄듀크' 및 송파구 장지동 '위례 송파 와이즈 더샵' 견본주택 앞에는 오전부터 손님을 맞으려는 떳다방 업주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실거주를 원하는 예비 청약자는 물론, 투자자 대다수가 떳다방이 많을수록 인기있는 아파트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현지 업주들은 입을 모았다.



■견본주택 '가이드'로 나서기도

떳다방 업주들은 견본주택 방문객을 상대로 암암리에 가이드까지 자처하는 모양새다. 이날 전시장에서 한 중년여성은 예비 청약자로 보이는 부부에게 방 타입별 구조, 분양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 여성은 견본주택을 나온 뒤 이들 부부에게 알맞은 타입과 동·호수 정보를 제시하며 청약신청일까지 꼼꼼히 챙겼다. 기자가 다가서자 그는 "청약 몇 순위이냐. 전매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다는 그는 분양권 전매를 잘 모르는 고객들에게 청약 신청 전부터 견본주택을 돌며 설명을 해주는 '가이드 서비스'를 한다는 말했다.

한 떳다방 관계자 역시 "모처럼 분양물량이 넘쳐나는 이때 청약에 성공한 사람 한 명이라도 더 잡는 게 우리에게는 이득"이라며 "손님 1명당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이상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견본주택 앞에는 떳다방 업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명함을 건네며 이름과 청약순위 및 휴대폰 번호, 실거주 지역 정보를 요구하며 따라다녔다. 떳다방에서 아르바이트로 고용됐다는 한 중년 여성은 분양 아파트 시세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중소형이 인기있는 만큼 74㎡는 적어도 3000만~4000만원 이상 웃돈은 될 것"이라며 "청약되면 전화를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떳다방 업주도 "지난 번 래미안 위례신도시 테라스 하우스의 경우 억단위의 웃돈이 붙은 사실을 알지 않느냐"며 "1억5000만~2억원 정도로 공증을 해둔 뒤 전매제한이 풀리는 시점에 분양계약서를 매수자에게 넘기면 된다"고 설명했다.

■'입금가'를 아시나요

강남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중년 남성은 "최근 수년 동안 주택시장이 주춤하면서 매매거래가 부진하자 현재 떳다방까지 겸하고 있다"며 "판교나 위례, 하남 미사 등 분양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손님들을 상대로 청약 방법이나 분양권을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속칭 '입금가'에 대해 털어놨다. 분양권 웃돈이 떳다방 수고비와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 금액이라면 입금가 거래는 매도자가 원하는 분양권 가격에 맞춰 떳다방 업주가 매매거래를 전담해 매도한 뒤 일정 금액을 매도자에게 건네는 방식이다. 떳다방 업주 입장에서는 매도자가 5000만원 입금가로 분양권 전매를 원할 경우 매수자에게 1억원에 매도하고 차액 5000만원의 수고비를 챙길 수 있다.


이 업주는 "통상 입금가 거래는 분양권 전매에 미숙한 투자자나 노인들이 주로 원하는 방식"이라며 "매도자는 앉아서 5000만원을 얻지만 매수자는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송파구 거주 40대 김모씨는 "분양가도 적당한 것 같아 청약을 신청할 것"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이야 웃돈이 몇 천만원씩 붙는다고 좋다지만 실거주를 원하는 입장에서는 당첨되지 않으면 고스란히 뻥튀기된 가격으로 분양권을 사야 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 청약자 역시 "떳다방 업주들이 암암리에 여러장씩 같은 이름으로 써내면서 당첨 확률을 조장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떳다방 때문에 신규분양하는 아파트를 웃돈 주고 구매하는 셈이어서 결국 피해는 우리같은 서민들"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고민서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