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결혼 앞둔 당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속설들

이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22 14:00

수정 2014.11.01 11:47


결혼과 관련한 속설이 많은 이유는 결혼이 그만큼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소 터무니없는 것들이 많긴 하지만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고 안 좋다고 하는 것은 피해 가는 것이 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굳이 해를 미루거나 당겨 결혼하는 이들도 생기고 특정한 날짜에 결혼하겠다고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혼 관련 속설을 악용한 고약한 상술도 많이 있으니 매의 눈으로 잘 분별하는 것이 좋다.

가장 대표적인 결혼 관련 속설은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것이다. 사주를 따져 궁합을 볼 때 태어난 연도, 즉 띠끼리 잘 맞는지 충돌하는지를 살피는데 네 살 차이 나는 띠끼리는 보통 합이 잘 맞는다고 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속설이다. 같은 맥락에서 상극인 띠와는 결혼 안 한다는 속설도 있다.


‘윤달 낀 달이나 해에는 결혼하면 안 좋다’는 것도 있다. 음력으로 날짜를 세던 옛날부터 전해오던 속설로, ‘윤달은 귀신도 모르는 달’이라는 미신에서 비롯됐다. 귀신이 모르는 달이니 조상이 혼례식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윤달에는 결혼을 피한 것이다. 쌍춘년은 입춘이 두 번 들어있어 길하다고 해 오래전부터 결혼, 출산 등에 경사를 불러온다고 여겨졌다. 이 두 속설이 ‘윤달 특수’, ‘쌍춘년 특수’ 등으로 불리는 상업적 상품을 가장 많이 만들어 냈다.

‘아홉수’에 대한 미신도 결혼에 적용돼 있다. 흔히 29살, 39살처럼 나이 끝에 9가 들어가는 해에는 결혼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홉수는 사주, 즉 생년월일을 따져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9라는 숫자가 완전하지 못해 불길하다고 생각한 조상들에게서 전해 내려온 속설이지만 의외로 요즘 시대에도 이를 피해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혼 앞둔 당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속설들


‘결혼 날짜 잡고 남의 경조사에 안 간다’는 속설도 있다. 경사가 있는 집에 가면 자신의 복을 그 집에 나눠주게 되고, 조사가 있는 집에 가면 자신에게 들어올 복을 귀신에게 뺏긴다는 미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갓집에는 결혼할 사람뿐 아니라 임신부도 나쁜 기운이 드니 가지 말라는 속설도 있다.

또 비슷한 의미에서 ‘부모 결혼한 달에는 결혼하지 말라’고도 한다. 부모 결혼한 달에 복이 다 갔으니 자녀의 결혼에 복이 깃들지 못할 것이라고도 하고, 부모 복을 빼앗아 결혼해 두 커플 중 한쪽은 못 살게 된다고도 한다.

외국에서 들어온 대표적인 결혼 관련 속설은 ‘부케 받고 6개월 안에 결혼 안 하면 3년간 결혼 못 한다’는 것. 덕분에 신부의 부케를 받는 주인공은 ‘결혼이 예정된 가장 친한 친구’로 정하는 게 당연시됐다.

외국에서 부케는 결혼하는 신부가 자신의 행운을 누군가에게 전달해주는 의미로 던지며 그 유래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에 와서는 신부의 좋은 기운을 받은 친구가 얼른 결혼까지 골인하라는 의미까지 담겼고, 6개월이라는 유통기한도 생겼다. ‘부케를 받고 잘 말려뒀다가 100일 되는 날 말려서 다시 신부에게 건네주면 그 부부가 잘 산다’는 말도 있다.

또 미국에서는 ‘June Bride’라는 관용어를 써서 결혼하기 가장 좋은 달로 6월을 치는 관행이 있다. ‘6월에 결혼하는 신부는 행복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로마의 결혼의 여신 ‘Juno’와 연관 지어 생겨난 말이다.
또 6월은 장미꽃 등 아름다운 여름 꽃이 만발하는 시기여서 부케를 들어야 하는 신부를 가장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는 점도 ‘June Bride’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성미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가정학과 교수는 “속설은 말 그대로 속설일 뿐이라서 그 말이 유래된 근거가 정확치 않고, 실제로 그런 말들이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통계도 찾기 어렵다.
사람 심리상 결혼을 앞두고 이런 속설을 의식하지 않기 어렵겠지만 현실적으로 결혼 이후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갈등이 생겼을 때 건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결혼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wedding@fnnews.com 파이낸셜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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