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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1년, 평가 엇갈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31 14:18

수정 2014.10.31 19:55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인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제안된지 1년이 된 지금 전문가들 사이에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단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도쿄증시의 닛케이 지수는 올들어서만 40% 가까이 올라 세계 증시 가운데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베노믹스에 알멩이가 없다는 비판 속에 지금은 5년 반만에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5월에 비해 9%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11월 초에 비하면 65% 폭등한 수준이다.

로저스 투자자문 최고경영자(CEO) 에드 로저스는 아베노믹스의 누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모두가 아베노믹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누적 효과"라고 지적했다.



최근 경제지표는 확실히 뚜렷한 개선을 보이고 있다.

9월 소매매출은 전년동월비 3.1% 증가했고, 가계 소비지출 역시 3.7% 늘면서 기대를 웃돌았다. 일본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경제성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낙관의 근거다.

그러나 부정적 평가와 비관 전망 역시 여전하다.

킴 엥 증권의 아시아 담당 전무인 앤드루 설리번은 "아베노믹스가 실질적으로 1년이 다 돼 가지만 가시적으로 나타난 건 (10월초) 판매세 도입 결정 뿐"이라고 말했다. 알멩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베노믹스의) 정책 수단들에 강한 의지가 뒤따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채 매입을 통한 일은의 통화공급 정책에 대한 불안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취임 뒤 일은이 당일 발행된 국채는 사들이지 않는다는 관행은 물론이고, 발행된지 1년 이내 국채 역시 매입하지 않는다는 46년을 이어져 온 내부 묵계도 깨버렸다면서 국채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딜러들이 재무부에서 사들인 국채를 곧바로 다음날 일은에 되파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장에서 국채가 사실상 거래되지 않고 있어 조그만 수급 변동에도 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도쿄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 변동성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내다팔기 시작하면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 자산운용 그룹의 주식투자전략 책임자 롭 애스핀은 "일본이 진퇴양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베노믹스 이전의 물가하락(디플레이션)과 취약한 경제 상황으로 되돌아가던지, 아니면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일은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찍어내고 최후의 일본국채 매수자로 남던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 신문 선임기자인 다키타 요이치는 FT 기고문에서 일본 정부가 만족감에 빠져 추동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간스탠리 일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펠드만을 인용해 일본은 지난 20년 간 '위기(CRISIS)→대응(RESPONSE)→개선(IMPROVEMENT)→만족(COMPLACENCY)'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CRIC 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 경제 회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스스로의 만족감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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