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언덕길 위에 그의 집이 있었다. 19세기 가난한 천재음악가였던 에릭 사티(1866∼1925). 그는 주로 몽마르트 카페에서 피아노를 치고 예술가들을 만나고 사랑을 나눴다.
그와 교류했던 이들로는 작곡가 드뷔시, 극작가 장 콕토, 러시아 발레뤼스 단장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당시 그들마저도 사티의 진면목을 간파하지는 못했다. 사티는 많은 이들에게 기이한 행동의 음악가였을 뿐이었다.
19세기 사티의 시절을 음악극으로 풀어낸 '에릭 사티'가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11년 안산문화재단이 기획·제작해 초연됐던 작품으로, 당시 빛과 선이 교차하는 흑백 무대에 호평이 쏟아졌다.
관객의 호응을 등에 업고 이번엔 서울 극장까지 진출하면서 무대에 변화를 입힌다. 다양한 색깔과 움직임으로 사티의 실험성을 강조할 예정. 2대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클라리넷, 콘트라베이스, 타악기, 아코디언이 연주하는 에릭 사티 음악 위에 박호산, 김태한, 배해선 등 연기파 배우들의 극이 포개진다. 공연은 오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3만∼7만원.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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