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머리 충격, 알츠하이머병 확률 높인다”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28 14:11

수정 2013.11.28 14:11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와 정상인(붉은 색 박스 안)의 뇌 -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보이는 곳이 치매를 일으키는 물질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와 정상인(붉은 색 박스 안)의 뇌 -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보이는 곳이 치매를 일으키는 물질

축구 선수나 복싱 선수처럼 지속적으로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이 레이저 화상 장치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를 관찰해 '타우(tau)'라는 단백질을 살펴본 결과 이 단백질이 뇌 신경 파괴와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고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앞서 신체접촉이 많은 스포츠와 치매의 연관성에 대해 규명한 연구들이 있었으나 타우 단백질에 초점을 맞춘 이번 연구를 통해 둘 사이에 보다 구제적인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타우 단백질은 원래 건강한 두뇌 세포에 존재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타우 단백질 덩어리가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뇌세포의 외부에서 소량의 타우 단백질이 들어올 경우 뇌세포가 이 단백질을 곧바로 잡아먹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부산물 덩어리가 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의 활동을 막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신체 접촉이 많은 스포츠 선수의 경우 머리에 잦은 충격으로 인해 이런 덩어리들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클레멘스 카민스키(Clemens Kaminski) 화학 물리학 교수는 "알츠하이머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뇌를 관찰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분자 수준'에서 설명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와있다"며 "이번 연구는 소량의 타우 단백질의 흡수가 알츠하이머병의 유발인자로서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머리 부상이 어떻게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퍼즐 조각 하나와 같다"며 "둘 사이의 관계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나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밝히며 한계를 지적했다.

한편 이에 앞선 연구를 통해 미국 미식축구 선수들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3배정도 신경변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초 미국의 프로미식축구리그(NFL)는 치매, 우울증, 알츠하미어병을 진단 받은 4500명 이상의 NFL 은퇴 선수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해당 선수들은 병의 원인으로 운동 중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은 것을 들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이 병에 걸리면 기억·판단·언어 능력 등 기본적인 지적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알츠하이머 병은 노인성 치매의 원인이 돼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노인성 치매와 거의 같은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이 병의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뇌 세포의 골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도 그중 한 가지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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