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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FRN 발행 ‘열기’…“QE축소 전에 외화쌓자”

뉴스1

입력 2013.12.01 13:12

수정 2013.12.01 13:12

국내 은행이 최근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화채 가산금리가 하락한 데다 투자자들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유리한 조건으로 외화채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점이 불확실한 가운데 테이퍼링이 개시되기 전에 미리 외화자금을 쌓아두려는 심리도 작용했다. 테이퍼링이 개시되면 유동성이 줄어 수급요인에 따라 외화자금 조달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수출입은행은 3년 만기 FRN을 발행했고 KB국민은행 역시 10월 초 5억달러 규모의 3년 만기 5억달러 규모의 FRN을 3개월 리보금리에 125bp를 가산한 수준에서 발행했다.

또 지난달 6일에는 하나은행이 3억달러 규모의 FRN을 발행했다. 금리는 3개월 리보금리에 112.5bp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은행들이 달러표시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외화표시채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원화채권 금리에 비해 외화표시채권의 금리가 하락해 역외시장에서 외화표시채 발행을 통해 직접 달러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하다.

외화표시채권을 직접 발행하는 경우 부담해야 하는 금리는 ‘달러표시채권금리(KTBusd)이다. 최근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이 낮아지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CDS프리미엄이 하락세를 보여 KTBusd 금리가 하락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기준 수출입은행의 2022년 만기 외화채 가산금리는 82bp로 지난해 말보다 43bp 떨어졌으며 하나은행의 2017년 만기 외화채 가산금리는 작년말보다 45bp 하락했다.

외화채 중에서도 최근 고정금리채권보다 FRN 발행이 인기를 끄는 것은 미국의 테이퍼링을 앞둔 불확실성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내년 테이퍼링이 개시되면 금리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고정금리채권보다 리스크가 적은 FRN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강남채 국민은행 자금부 팀장은 “올 6월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를 축소하겠다는 발언 이후 불거진 테이퍼링 이슈가 완화되면서 약화됐던 채권시장이 올 가을쯤 활기를 찾아 고정금리채권 발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 팀장은 “고정금리채권이 많이 나오다 보니 투자자들이 한국물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며 “당시 고정금리 채권은 투자자 모집에 위험이 따르겠다고 판단, 변동금리 형태로 나가면 투자자들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FRN발행은 큰 인기를 끌어 발행 규모보다 5~6배 넘는 주문이 들어왔으며 하나은행 역시 발행 규모보다 9배 넘는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이 넘치면서 하나은행은 최초 제시금리보다 22.5bp나 낮게 FRN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발행자 입장에서도 고정금리채권보다 FRN 발행이 더 적절했다는 판단이다. 금리 상승 예측 속에서 투자자들의 니즈(Needs)가 확산돼 FRN으로 발행할 경우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테이퍼링 개시를 앞두고 미리 외화자금을 쌓아두는 데도 일조를 했기 때문이다.

이상호 수출입은행 국제금융부 외화조달팀장은 “테이퍼링 이슈는 언제 개시되느냐만 남았는데 테이퍼링이 개시되면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제기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유리한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해두자는 판단에서 FRN을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화자산이 변동금리인 경우 FRN 발행 후 따로 고정금리로 헤지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상호 팀장은 “금리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한번에 1~2%씩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것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에 따라 비용이 올라가는 부분은 완화를 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갖고 있는 외화자산이 대부분 변동금리부자이기 때문에 서로 매치가 된다”며 “고정금리로 채권발행해도 대부분 경우는 변동금리로 스왑을 한기 때문에 변동금리로 발행을 해도 금리리스크가 해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이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