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도쿄돔 콘서트를 통해 남긴 세 가지 의미 [콘서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20 08:51

수정 2014.10.31 09:11



빅뱅이 도쿄돔 콘서트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자신들의 가치를 재확인시켰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는 빅뱅 6대 돔 투어의 일환인 ‘Bigbang Japan Tokyo Dome Tour’의 첫 공연이 펼쳐졌다.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일본 6대 돔을 순회하는 이번 투어에는 빅뱅이후 8년 만에 YG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이는 보이그룹 위너가 오프닝을 맡았고, 이들은 신인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5만5000여 관객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은 무대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정식 데뷔를 하기도 전부터 도쿄돔이라는 큰 무대에 서는 행운을 안게 된 위너는 “이렇게 큰 무대에서 많은 사람 앞에 노래하게 돼 두근두근하다”라며 “존경하는 빅뱅 선배님처럼 앞으로 더욱 사랑받는 그룹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위너의 무대이후 이어진 본격적인 빅뱅의 무대는 명불허전이었다.

‘하루하루’를 시작으로 ‘Blue’, ‘Bad boy’, ‘가라가라Go’ 등 빅뱅의 다섯 멤버는 시작부터 히트곡을 쏟아냈고, 완벽에 가까운 멤버들의 호흡과 퍼포먼스, 라이브로 자신들의 공연에 왜 5만5000명이라는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를 입증했다.

멤버 모두가 솔로 가수로도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빅뱅인 만큼 각 멤버별 솔로무대도 시선을 모았다. 승리를 시작으로 대성, 태양, 지드래곤, 탑은 차례로 자신들의 솔로 곡을 열창하며 제각각의 매력을 발산해 팬들의 큰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후로도 빅뱅은 ‘Love Song’, ‘Tonight’, ‘마지막 인사’, ‘Feeling’, ‘Fantastic Baby’ 등 히트곡을 이어나갔고, ‘거짓말’과 ‘Heaven’을 끝으로 무대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자리를 뜨지 않은 팬들을 위해 다시 무대에 오른 빅뱅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산타클로스로 재등장해 ‘붉은 노을’과 ‘코에오 기카세떼’를 열창했고 이어 ‘Fantastic Baby’ ‘Feeling’, ‘Bad Boy’의 앙코르 무대를 이어간 후에야 3시간30분에 걸친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그동안 도쿄돔에서 공연을 가진 한류 스타들은 많았지만 빅뱅의 이번 공연은 몇 가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빅뱅의 콘서트 그 자체가 가지는 특이점으로, 지드래곤과 탑, 태양, 대성, 승리 멤버 모두가 빅뱅이라는 팀뿐만 아니라 솔로로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빅뱅의 무대와 다섯 멤버의 솔로무대는 모두 다른 무대라고 할 정도로 독립적인 분위기와 매력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콘서트에서 승리는 댄디한 팝댄스, 대성은 유쾌한 락-스윙, 태양은 소울 넘치는 R&B, 지드래곤은 세련된 힙합, 탑은 묵직한 랩 무대를 각 선보이며 하나의 콘서트에서 다섯 명의 가수와 하나의 그룹의 무대를 모두 볼 수 있는, 오직 빅뱅만이 가능한 색다른 체험을 제공했다.

두 번째는 빅뱅이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가치를 확실히 입증 했다는 점으로, 도쿄돔 공연을 포함하는 빅뱅의 이번 6대 돔 투어는 ‘빅뱅이 해외 아티스트 최초로 시도했다’는 점보다, ‘6대 돔 투어를 가득 채울 정도로 확고한 지지층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빅뱅 도쿄돔 콘서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19일부터 21일까지 펼쳐지는 빅뱅의 도쿄돔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하며 총 16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할 예정이며, 여기에 앞서 개최된 사이타마와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공연을 모두 합하면 빅뱅이 현재까지 끌어모은 관객은 57만6000명에 달한다.

더욱이 2014년 1월로 계획된 삿포로와 오사카 공연역시 매진이 확실시 되고 있어 최종적으로 빅뱅이 이번 6대 돔 투어로 동원할 총 관객은 77만1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웬만한 아티스트들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자, 반한과 한류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달성한 기록으로, 빅뱅이 이제는 국적을 초월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음을 알렸다.

마지막은 ‘일본에서의 빅뱅은 한국에서 보다 더욱 멋졌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빅뱅이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열심히 공연을 펼쳤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음향과 무대 등 공연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콘서트의 질적 차이는 분명 존재했다.

국내 공연 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지만 이에 반해 공연장소와 시설은 여전히 미비한 수준으로,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실내 공연장은 1만석 규모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이다.


빅뱅 도쿄돔 콘서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문제는 체조경기장이 애초에 공연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하는 많은 가수들이 음향을 조정하고, 무대를 설치하는데 애를 먹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공연관계자는 “공연기획의 문제보다 장소의 악조건으로 인해 만족할만한 퀄리티가 나오지 못한 경우가 많다”라며 “체조경기장 역시 잔향 문제도 있고 스피커 및 무대를 설치할 지반과 천정이 약해 공연장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는 장소이다.
일례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360도 공연은 수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장소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인구수 5000만 명인 우리나라에서 인구수 1억2700만 명의 일본과 마찬가지로 굳이 5만석 규모의 돔을 건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무대연출과 완벽한 음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매력을 100% 발휘하는 빅뱅의 모습은 국내 공연계에도 가수의 재능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는 공연장소의 필요성을 새삼 깨닫게 하고 있다.


한편 빅뱅은 21일까지 도쿄돔 공연을 진행한 후 오는 2014년 1월4일에는 삿포로 돔, 1월11일부터 13일까지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6대 돔 투어를 이어간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gagnrad@starnnews.com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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