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의 가장 큰 매력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올 한 해는 유달리 경매 열기가 뜨겁다보니 오히려 부동산 시장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습니다. 무조건 낙찰받겠다는 욕심 때문인데 결국 경매의 가장 큰 본질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연말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경매전문 칼럼니스트이자 EH경매연구소 강은현 대표(사진)는 '2013년 경매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고가 낙찰 경쟁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몰린 입찰자가 8만명을 넘어섰고 경매 물건 역시 3만400여건에 달하는 등 연일 뜨거운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입찰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보니 실거래가보다 더 비싸게 낙찰받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펼쳐졌다"고 전했다.
이런 배경에 대해 그는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제때 집을 팔지 못하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한 하우스푸어들의 집이 경매시장에 쏟아졌고 전세난에 지친 일부 실수요자들도 경매를 통해 내집마련의 기회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매에 참가하는 응찰자 상당수가 시세차익을 보려는 투자자들로, 직접 거주할 목적으로 집을 구하는 실수요자들에 비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주택시장 호황기 때와 비교한다면 비율에 큰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고.
강 대표는 "서울지역 전셋값 정도면 경매를 통해 웬만한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우리나라 전세난이 정말 심각했다"며 "주택시장 수요 대비 전세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셋값도 지칠 줄 모르고 계속 오르다보니 경매가 이들에게는 피난처가 될 정도로 매력적인 시장이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다만 이 같은 경매 열풍에 대해 "주변 시세 대비 10~3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는 경매 장점을 잘 활용하는 투자자들도 많지만 경매 경험이 부족하고 사전 지식을 많이 쌓지 않은 경매 초보자들은 오히려 경매를 통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올 한 해 경매 통계치를 보면 90%에 육박하는 낙찰가율에 입찰 경쟁률이 상당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만큼 실제 사례에서도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주택시장 인기 종목인 소형주택이 경매시장에서도 연일 뜨거운 입찰경쟁품목으로 떠올랐는데 감정가보다 5000만~8000만원 이상 고가 낙찰되는 것이 꽤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언급한 예들이 경매의 실패 사례라고 꼽으며 경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머리 싸움'에 밀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무엇이든 배우고 경험해야 성공하듯 경매 역시 경매 물건에 대한 사전 정보를 필히 익히고 실제 해당 물건지를 둘러보는 등 발품도 필요하다"며 "주먹구구식 경매 마인드는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경매에 뛰어들기 전 경매 법정을 자주 들러 현장을 탐방해보며 관련서적을 읽어보고 가상으로 실전 경매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 대표는 "싸게 낙찰 받는 만큼 제값 받고 파는 것 역시 경매 초보자들이 잊지 말아야 하는 원칙"이라며 "경매 고수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오늘부터라도 현장 답사, 시세 분석, 감정가 대비 낙찰가 산정법 학습 등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최저매각 가격이 20% 차감한 금액으로 조정되는 등 경매시장에 약간의 변화가 뒤따를 예정"이라며 "따라서 부동산 자체 물건에 대한 가치 판단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