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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식물성 여성호르몬제로 사용하고 있는 생약이 승마(升麻)다. 승마(학명 Cimicifuga racemosa)는 영어로 블랙코호시(Black cohosh)이고 미나리아재비과로 분류되며 '끼절가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1956년 세계 최초로 독일의 한 회사가 승마추출물을 개발하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독일 등 유럽에서 여성 갱년기 증상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승마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데 생식기관인 자궁과 유방에 대한 자극을 억제하면서 중추신경계, 심혈관계, 뼈 및 혈관에는 효능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승마는 여성호르몬제제의 문제점인 유방암과 자궁암에 금기 또는 주의가 필요한 환자에게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식물성 여성호르몬 성분은 아니지만 이러한 증상을 개선할 식물성 항우울제인 성 요한 풀(St. John's wort)이 있다. 성 요한 풀(학명 Hypericum perforatum L.)은 물레나물과로 분류된 식물이며 그리스어로 '유령을 압도하다'라는 뜻으로 악령들이 이 식물을 아주 싫어해 그 냄새만 한번 맡아도 도망간다는 믿음에서 유래했으며 신경통에 효과적이며 항염증 작용이 있다. 주로 꽃과 잎 추출물로 이미 유럽에서는 2000년 이상 민간요법에 사용되고 있으며 1991년 독일의 한 회사에서 처음으로 의약품으로 개발됐다. 그 후 다양한 임상시험으로 항우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독일 등 유럽에서 항우울제(경증의 우울증, 수면장애, 불안 등)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우수한 항우울 효과를 인정받아 해피 허브(happy herb)로 불리고 있다.
승마와 성 요한 풀이 들어 있는 복합제제는 갱년기 다음 증상의 완화(홍조, 땀이 남. 정신적 긴장, 신경과민, 집중력 부족, 불면, 불안 또는 우울증상 및 생리전의 불쾌감)에 식약처 허가가 돼 있다.
이 세상에 100% 안전한 약물은 없다. 아무리 매우 안전한 약물이라 하더라도 드물게 사람에 따라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햇볕에 대해 민감한 광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나 간질환 병력이 있거나 간질환 증세인 피곤, 식욕부진, 황달 등의 증세가 있는 경우는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최병철 건강심사평가원 약학 상근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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