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식물성 여성호르몬제 주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05 15:33

수정 2014.08.05 15:33

'신경이 예민해지고 우울해진다. 얼굴이 자주 붉어진다. 땀이 나서 잠을 못 잔다.' 40세가 넘어서면서 차츰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갱년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난소의 퇴화로 인한 에스트로겐의 감소에서 발생하며 가장 흔한 증상은 일과성 열감으로 갑자기 피부가 타오르는 듯한 예기치 못한 증상을 느끼게 된다.

또한 수면 중에 몇 번씩 땀을 흘리면서 잠에서 깨어나기도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에스트로겐의 보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체와 유사한 작용을 가지고 있는 에스트로겐 대체요법은 여러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식물성 여성호르몬제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식물성 여성호르몬제로 사용하고 있는 생약이 승마(升麻)다. 승마(학명 Cimicifuga racemosa)는 영어로 블랙코호시(Black cohosh)이고 미나리아재비과로 분류되며 '끼절가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1956년 세계 최초로 독일의 한 회사가 승마추출물을 개발하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독일 등 유럽에서 여성 갱년기 증상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승마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데 생식기관인 자궁과 유방에 대한 자극을 억제하면서 중추신경계, 심혈관계, 뼈 및 혈관에는 효능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승마는 여성호르몬제제의 문제점인 유방암과 자궁암에 금기 또는 주의가 필요한 환자에게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식물성 여성호르몬 성분은 아니지만 이러한 증상을 개선할 식물성 항우울제인 성 요한 풀(St. John's wort)이 있다. 성 요한 풀(학명 Hypericum perforatum L.)은 물레나물과로 분류된 식물이며 그리스어로 '유령을 압도하다'라는 뜻으로 악령들이 이 식물을 아주 싫어해 그 냄새만 한번 맡아도 도망간다는 믿음에서 유래했으며 신경통에 효과적이며 항염증 작용이 있다. 주로 꽃과 잎 추출물로 이미 유럽에서는 2000년 이상 민간요법에 사용되고 있으며 1991년 독일의 한 회사에서 처음으로 의약품으로 개발됐다. 그 후 다양한 임상시험으로 항우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독일 등 유럽에서 항우울제(경증의 우울증, 수면장애, 불안 등)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우수한 항우울 효과를 인정받아 해피 허브(happy herb)로 불리고 있다.

승마와 성 요한 풀이 들어 있는 복합제제는 갱년기 다음 증상의 완화(홍조, 땀이 남. 정신적 긴장, 신경과민, 집중력 부족, 불면, 불안 또는 우울증상 및 생리전의 불쾌감)에 식약처 허가가 돼 있다.


이 세상에 100% 안전한 약물은 없다. 아무리 매우 안전한 약물이라 하더라도 드물게 사람에 따라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햇볕에 대해 민감한 광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나 간질환 병력이 있거나 간질환 증세인 피곤, 식욕부진, 황달 등의 증세가 있는 경우는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최병철 건강심사평가원 약학 상근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