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이 지난 1993년 "마누라 빼고 다 바꿔라"라고 주문하며 신경영을 선언한 지 21년만에 다시 비즈니스 전략과 하드웨이적인 프로세스, 문화 등 모든 것을 바꿀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이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회장단, 사장단, 임원진 등 1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하례식을 개최했다.
이 회장은 영상을 통해 전달한 신년 메시지에서 "2014년을 여는 새 아침이 밝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는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우리는 글로벌 기업들과 사활을 걸어야 했고 특허전쟁에도 시달려야 했다"면서 "한시도 마음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은 투자를 늘리고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 경쟁력을 높이면서 좋은 성과도 거뒀다"고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다. 선두 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고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이어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자.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내자"라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 회장은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면서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각지의 거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히 연구개발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두뇌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인재를 키우고 도전과 창조의 문화를 가꾸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협력회사는 우리의 소중한 동반자이고 모든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도와야 한다"면서 "나아가 그늘진 이웃과 희망을 나누고 따뜻한 사회, 행복한 미래의 디딤돌이 될 사회공헌과 자원봉사를 더 늘려 갑시다"라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루었듯이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나가자"면서 "우리의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하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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