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법부 수장의 ‘사법독립’ 강경발언 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3 17:48

수정 2014.10.30 18:15

사법부 수장의 ‘사법독립’ 강경발언 왜?

사법부의 수장인 양승태 대법원장(사진)의 최근 발언 수위가 심상치 않다. 기회 있을 때마다 "재판과 법관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며 사법부 독립을 지킬 결연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무난하고 튀지 않는 발언으로 정평이 나있던 양 대법원장이 '부당한 공격'과 '결연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법조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양보.관용 퇴조, 사법독립 위협"

양 대법원장은 지난해 12월 2일 경력법관 임명식에서 "관용과 타협의 정신이 퇴행하고 계층갈등과 이념대립이 격화되고 있다"며 "흔들리지 말고 재판독립을 지켜내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근거 없는 억측이나 편향된 시각으로 재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법관을 부당하게 공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흔들리지 않는 불굴의 용기와 결연한 의지로 재판독립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2월 26일에 열린 신임법관 임명식에서도 양 대법관은 "재판독립의 원칙은 법관이 양보할 수 없는 명제"라면서 "법관이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수호하고 쟁취해야 하는 것이며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당한 공격을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의 발언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됐다. 지난 2일에 열린 대법원 시무식에서 양 대법원장은 "관용의 정신은 퇴행하고 가치관의 갈등이 심화돼 타협을 모른 채 사회가 들끓고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부당한 공격에 맞서 사법부 독립을 지킬 결연한 의지와 기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냉기 어린 국제정세'를 언급하며 "무책임한 뜬소문과 가증스러운 범죄에 사회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잘못된 행동을 해서도 안 되지만) 정당한 행위를 할 때도 논점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부당한 공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자"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언론.정치권에 경고?

대법원장의 최근 발언을 종합해 보면 '사회적으로 갈등이 격화되면서 재판에 대한 불만표출이 잦아질 뿐 아니라 그 양상까지 거칠어지고 있으니 각오를 단단히 하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법부 구성원에 대해서도 그는 "빌미를 줄 행동은 하지 말고, 정당한 행위도 심사숙고할 것"을 강조하면서 "더욱 공정한 재판을 하라"는 당부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발언의 취지를 행간에 숨기는 법조계 특유의 어법으로 볼 때 대단히 이례적이고 직설적인 발언"이라며 "대법원장의 최근 발언에는 위기의식이 가득 묻어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법조인은 "사건 하나 잘못 맡으면 정말 열심히 일하고도 판사가 '종북좌파' 아니면 '보수꼴통'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부추기는 언론과 정치권에 경고하는 의미도 포함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 관계자는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해 법원 구성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별다른 의미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