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빛과 소금,공복들] (2) 24시간 화재와 싸우는 119 구조대, 거침없이 ‘화마’속으로
"딩동 딩동 화재출동, 화재출동, 신대방동 686-48번지 한국광물자원공사 화재 발생!"
지난 2일 오후 1시32분 서울 여의대방로의 동작소방서는 침묵을 깨고 시끄러운 화재출동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졌다.
출동 사이렌과 동시에 황진규 119구조대장을 비롯해 7명의 구조대원은 하던 업무를 멈추고 소방차가 있는 차고지로 뛰어나갔다.
펌프차, 구급차, 사다리차 등 함께 출동하는 차량들도 대기 상태였다.
대원들이 소방차에 올라타자마자 사이렌을 울리며 화재현장으로 출동했다. 출동명령이 떨어진 뒤 출동하기까지 채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출동차량 내 지휘소도 긴박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는 도중 소방차 안에서는 소방대원들이 소방복을 갈아입는 등 화재진압 준비로 부산했다.
흔들리는 차안에서 옷을 갈아입기가 쉽지 않아 보였지만 이들은 능숙하게 옷을 갈아입었다. 바지와 웃도리를 입고 공기호흡기를 메고 랜턴과 도끼, 무전기를 점검했다. 소방복을 비롯해 각종 장비로 완전무장하면 무게가 20㎏에 육박한다.
이러는 사이에 차 안에서는 "건물 옥상에서 연기가 많이 올라가고 있다"는 현장 상황이 무전을 통해 계속 전해졌다. 현장에 없더라도 현장 상황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화재 현장 가장 가까이에 있던 공단119안전센터가 선발대로 도착해 화재 현장 상황을 소방서에서 출동하는 본대에 전달한 것이다.
"1조는 옥상으로 바로 올라가고, 2조는 건물에 있는 시민을 밖으로 대피시키고…." 119구조대 한정엽 팀장의 작전 지시와 화재진압 작전 지령도 계속해서 무전기를 통해 들려왔다.
한 팀장은 선발대로부터 현장 상황을 듣는 즉시 무전으로 대원들에게 전달했다. 대원들도 하루이틀이 아니라는 듯 한 팀장의 지시를 듣고는 이내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멈칫거림 없이 '화마' 속으로
소방서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신고 접수 2분 만인 오후 1시34분께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4층 규모의 한국광물자원공사 건물 옥상에는 시꺼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파괴조와 인명 대피조로 나뉜 이들은 지시 받은 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한 치의 두려움이나 멈칫거림 없이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파괴조는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는 진압조가 들어갈 수 있도록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문을 부수거나 장애물을 처리했고, 인명 대피조는 말대로 인명 대피 활동을 펼쳤다.
다행히 큰 화재는 아니어서 불은 쉽게 잡혔다. 현장에 도착한 지 6분 만인 오후 1시40분께 화재가 진화됐다. 불이 꺼지자 가장 먼저 현장에 진입했던 파괴팀이 철수했다. 이어 화재 조사팀의 화재 원인 조사가 진행됐다.
임무를 마친 대원들은 오후 2시2분께 소방서로 복귀했다.
복귀한 뒤에도 이들은 장비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장비는 항상 처음 그대로 정비해야 한다는 게 이유다. 화재 장비 점검의 손길도 능숙한 모습이다.
■평상시 체력단련은 필수
소방관들이 현장에 출동하지 않을 때 주로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낼까 궁금했다. 해답은 금방 나왔다.
사무실로 돌아온 이들은 이날 구조활동 일지를 작성하거나 밀린 행정업무를 했다. 일지는 사고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작성해 별도로 보관해 자료로 활용한다.
몇몇 대원은 사무실 내 빈 공간에서 체력단련에 여념이 없었다. 위험한 현장에는 자신과 동료밖에 없기 때문에 항상 몸을 가꿔야 한다는 게 이유다.
이처럼 이들은 출동하지 않는 시간을 이용해 밀린 업무를 하거나 체력단련 등을 통해 현장 긴장감을 해소하는 듯했다.
오후 5시께. 또 다른 대원들이 하나 둘 사무실로 들어왔다. 오후 6시부터는 교대근무를 하는 또 다른 팀이 출근했다. 119구조대는 7명이 1조로 구성돼 3교대 근무를 한다. 그나마 이 근무체계도 2~3년 전에 도입됐다니 2교대 근무시절에 이들의 고충은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대원들은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는 차고지로 내려가서 근무 교대 점검을 했다. 점검을 마친 이들은 큰 소리로 '안전구호 시작'이라는 말과 함께 '안전, 안전, 안전'을 외쳤다.
교대 점검을 마치고 어둑어둑해지자 언제 터질지 모를 사고에 대비한 소방서는 낮과는 또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편 동작소방서는 지난해 11월 소방의 날에 서울 노량진 수몰사고 구조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서울시로부터 '최우수 소방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김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