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수입차 전성시대, ‘카푸어’ 되지 않는 현명한 방법

박동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13 12:42

수정 2014.10.30 17:04

수입차 전성시대, ‘카푸어’ 되지 않는 현명한 방법

그야말로 '수입차 전성시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013년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전년대비 약 20% 늘어난 15만5천대를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20~30대 소비자의 높은 수입차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젊은 층이 유예할부를 이용하다 보니, 갈수록 잔여 원금 상환에 허덕이는 '카 푸어(car poor)'가 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향후 만기가 도래하는 자동차 유예할부 예상 금액은 올해만 2,566억 원에 달한다. 잔여원금 상환에 뾰족한 수가 없는 젊은 층의 발길은 결국 중고차 시장에 가 닿았지만, 수입차는 감가가 커 차를 팔아도 잔금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감가가 가파르게 진행된다. 중고차사이트 카즈(www.carz.co.kr)에 따르면, 작년 수입차 판매량 1위 BMW 뉴5시리즈 520d의 세단 F10 2010년식 중고차 가격은 3,560~3,700만 원대로, 신차(6,290~6,960만원대) 대비 최대 3천만원 떨어졌다. 신차를 유예할부로 구입했다면 4,500만원 정도의 잔여원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하는데, 차를 팔아도 약 1천만 원이 모자란 셈이다.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벤츠 E300과 E220 CDI,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등 베스트셀링 수입차의 감가추이를 살펴본 결과, 지난 3년간 신차가격 대비 평균 15% 하락세를 보였다.

카즈 데이터리서치팀에 따르면 신차가격 4,400만원대의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2012년식 중고차 시세는 3,690만원대로, 약 16% 감가가 적용됐다. 벤츠 뉴E클래스 E220 CDI 2012년식 시세는 4,900~4,990만원대로, 신차(5,710만원대) 대비 약 13% 가격이 떨어졌다.

3년 이상된 수입차의 감가폭은 더욱 컸다. 벤츠 뉴E클래스 E300 2011년식 시세는 4,010만원대로 신차(6,970~8,180만원대) 대비 50% 이상 감가됐다. 벤츠 뉴E클래스 E220 CDI 2011년식은 신차가(6,620만원대) 대비 30% 이상 감가된 4,490만원대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신차가격 6,150~6,290만원대의 BMW 뉴5시리즈 520d 역시 2011년식이 4,15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수입차 전성시대, ‘카푸어’ 되지 않는 현명한 방법

반면 현대 그랜져 HG240 럭셔리 2011년식이 2,300~2,370만원대로 신차(3,112만원대) 대비 약 20% 떨어진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만 봐도 수입차의 감가가 큰 편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수입차를 신차로 구입했다 되팔아 유예할부 잔여원금을 상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구입처럼 목돈이 들어가는 경우엔 처음부터 계획을 세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원하는 차종과 필요예산, 구입가능 시기 등을 따져보고, 일정 예산이 모이면 그때 구입여부를 결정하라는 것.

만약 수입차를 사고 싶은데 모아놓은 예산이 부족하다면, 차급을 낮추거나 국산차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유예할부를 이용해 높은 차급의 수입차를 구입하는 등의 과욕은 금물이다.

꼭 수입차를 사야겠다면, 차라리 예산에 맞는 중고 수입차를 찾는 게 현명하다. 4천만원의 예산이 있다고 가정할 때, 신차로 살 수 있는 수입차는 폭스바겐 골프 TDI, 벤츠A클래스 CDI, 폭스바겐 파사트, 미니, 토요타 프리우스 등 매우 한정적이다. 하지만 중고로 눈을 돌리면 BMW 뉴5시리즈, 3시리즈 혹은 7시리즈도 가능하고, 벤츠 뉴E클래스와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렉서스 ES350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유예할부로 산 신차를 되팔 때는 감가가 큰 것이 독으로 작용하지만, 일정 예산을 모은 뒤 중고차를 구입할 때는 수입차의 높은 감가가 유리하게 작용한다.
특히 3년된 중고 수입차는 무상수리보증기간 만료로 감가가 더욱 크다.

물론 3년 이상된 수입차의 수리비 걱정이 될 수 있지만, 대체부품 허용 등을 골자로 한 자동차 관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로 부담이 대폭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신차 유예할부 등으로 '카 푸어'가 되느니 시간을 갖고 예산계획을 수립해 신차급 중고차를 구입하는 게 현명한 수입차 오너가 되는 길이다.

pds0910@fnnews.com 박동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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