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스쿨의 허점’..변호사 서울 쏠림 부추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19 17:45

수정 2014.10.30 14:21

서울지역의 변호사 쏠림현상이 날로 심화되면서 변호사 업계가 서울과 지방 간, 대·중소 변호사 사무소 간 법률서비스 및 영업환경 등에서 양극화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로스쿨제도 도입 이후 개업 변호사가 급증하면서 과당경쟁 등에 따른 변호사 사무소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이로 인한 법률서비스 질 저하와 변호사 업계의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변호사 중 73.5%가 서울서 개업

19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서울지역의 개업변호사 수는 1만47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말 9124명에서 1년 새 14.7% 늘어난 것이다. 개업변호사는 등록변호사 중 사무실을 열고 실제 변호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특히 서울지역 개업변호사는 지난 2000년 2663명에서 2006년에는 5219명으로 두 배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만명을 넘어서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법조계는 지난 2012년 로스쿨 도입 이후 매년 2000명이 넘는 법조인이 배출되면서 전체 변호사 수가 늘어난데다 이들이 지방보다는 서울에서 개업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실제 전국 개업 변호사 대비 서울 변호사 비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00년 서울지역 변호사 비중은 63.0%(전체 4228명 중 2663명)였지만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73.5%(1만4242명 중 1만474명)로 10.5%포인트 증가했다.

서울지역에는 대형 변호사 사무소인 법무법인(로펌)도 지난 2000년 103곳에서 지난해 474곳으로 4.6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로펌은 184곳에서 731곳으로 4.0배 늘었다.

■법률서비스 질저하 등 부작용

서울지역에 변호사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방은 법률 서비스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곳이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현재 변호사가 없는 '무변촌(無辯村)'은 전국 219개 시.군.구 중 67곳으로 30.6%에 달한다.

변호사가 서울에 집중적으로 몰리는데다 경기둔화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변호사의 생존 문제 역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대형 로펌과 외국계 로펌의 공격적인 '소송 마케팅'으로 중·소형 로펌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변호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무리한 기획 소송을 남발하는가 하면 비위 행위를 저지르거나 범죄를 저질러 구속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변호사들의 비위 행위로 인한 손해는 결국 아무 죄도 없는 의뢰인에게까지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사회 전반의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서울로 변호사가 몰리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법률서비스가 의료나 교육처럼 공공재라는 인식을 갖고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경쟁체제 도입으로 국민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당초의 로스쿨 도입 취지와는 달리 서울 쏠림현상 심화와 변호사 업계의 출혈경쟁 및 양극화 등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