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건강칼럼] 화병(울화병)

뉴스1

입력 2014.01.26 12:47

수정 2014.10.30 03:23

[건강칼럼] 화병(울화병)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화병이 났다’, ‘울화가 치민다’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예전에는 시집살이 하는 며느리와 같이 오랜 기간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온 여성에게서 화병이 빈번하게 발생했으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에는 여성뿐 아니라 학생이나 회사원 등 누구나 쉽게 화병을 경험하고 있다.

여기서 울화(鬱火)란 억울한 감정을 풀지 못하고 억누르는 가운데 발생하는 신경성의 화(火)를 말하며, 이러한 울화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질환을 한의학에서는 화병(火病) 혹은 울화병(鬱火病)이라고 한다.

화병은 중국 명나라 때의 명의였던 장개빈(張介賓:1563~1640년)이 ‘경악전서 · 화증(景岳全書 · 火證)’에서 처음 사용했던 용어이지만, 현재에도 세계적인 신경정신과 진단 매뉴얼인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Ⅳ(DSM-Ⅳ)’의 부록에 문화 관련 증후군(culture-bound syndrome)의 하나로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 증상은 분노, 억울하고 분함, 증오심, 분노의 행동 표현, 뿐만 아니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신체 증상을 동반한다.

먼저 입이 마르며 밥맛을 잃고 트림이나 구역질이 나며 변비와 설사를 교대로 하기도 한다. 가슴이 답답해져 쉽게 한숨이 나오고, 가슴 부위에 손을 댈 수 없는 통증이나 시린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머리는 항상 맑지 못해 꿈속을 헤매는 듯 하며,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고 얼굴이 잘 달아오른다. 또한 잠을 잘 못 이루며 자주 꿈을 꾸고 아침에 몸이 무거워 일어나기가 힘들다. 하루는 목 뒤와 어깨가 뻐근해지다가 다음날엔 엉덩이와 허리가 아픈 등 온몸을 돌아다니는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여성은 월경의 양이 감소하거나 불규칙해지며 남성에게는 갑작스러운 정력 감퇴가 일어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 화(火)란 격렬한 감정이나 심기(心氣)의 흥분을 의미한다. 정신활동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써 나타나는 감정과 기(氣)의 활동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감정, 즉 칠정(七情)-분노(怒), 기쁨(喜), 고민(思), 근심(憂), 슬픔(悲), 두려움(恐), 놀람(驚)-이 과도하게 되면 오장육부(五臟六腑)에 영향을 미쳐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그러므로 치료는 오장육부의 기의 활동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화병은 크게 실증(實證)과 허증(虛證)으로 나눌 수 있는데, 두 경우 모두 약물치료가 주가 되며 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먼저, 억눌린 감정이나 놀람, 분노가 쌓인 실증(實證)은 쌓인 감정을 풀고 뭉친 열을 풀어 과도한 감정으로 막혔던 기운을 잘 순환하게 해주는 약물로 치료하며, 신경쇠약 정서불안 전신쇠약 등의 증상을 보이는 허증(虛證)은 격렬한 감정으로 손상된 오장육부 기운을 튼튼하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약물로서 치료한다.

화병은 서서히 발병되어 만성적인 경과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에 의해 급성으로 발병되는 수도 있다. 급성의 경우 치료도 빠르게 완쾌시킬 수 있으나, 만성으로 발병한 경우는 수개월, 수년, 수십년까지도 지속되며, 때로는 일생을 통해 완쾌되지 않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만이 되풀이되는 수도 있다. 특히 유년이나 청소년 시기부터 발병된 것은 가장 치료하기 어렵다.


본증만으로는 생명의 위험까지는 이르지 않으나, 극심한 우울증을 동반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예도 비교적 적지 않으므로, 증상이 심각하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화병은 주로 마음이 원인이 되어 오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정신적인 안정으로 건강한 정서를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정신적 스트레스를 덜어줄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이나 명상, 여가 활동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02)822-5111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