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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의 눈물, 백성들의 현실을 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02 12:13

수정 2014.10.30 00:51

정도전의 눈물, 백성들의 현실을 보다

KBS 1TV 정통 대하사극 '정도전(극본 , 연출)'에서 정도전(조재현 분)은 유난히 눈물을 보인다.

권문세가의 전횡과 원나라의 압박으로 피폐해진 고려의 상황이 젊은 학자 정도전이 보기에는 지옥에 가까웠을 것이다. 혈기넘치는 정도전은 당대의 세도가 이인임(박영규 분)에 맞선다. 그러나 풋내기 정치인 정도전이 노회한 정치9단 이인임의 상대가 될리 없었다.

멀리 귀양을 떠난 정도전은 유배지에서 고려 백성들의 참혹한 현실을 눈으로 보게 됐다. 안으로는 탐관오리들에게 시달림을 당하고, 밖으로는 왜구들의 위협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던 것이다.


책으로만 세상을 본 정도전에게 아비규환과 같은 고려 백성들의 현실은 그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냈다. "힘들어서 고려 백성 못하겠다"라는 백성들의 한탄에 조정에서 쫓겨난 정도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유배지에서 자신을 도와주는 황연(이대로 분)의 가족들 조차 지키지 못하는 정도전이 그렇게 현실에 눈을 뜨게 되고, 고통으로 눈물을 흘린다. 정도전의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 아닌 분노와 자책의 눈물이다.

여기에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신진사대부들이 이인임을 비롯한 권문세가들에게 밀려 몰락하고, 동문수학했던 박상충(김승욱 분)이 권문세가에 저항하다가 목숨을 잃으면서 정도전은 오열했다.


정도전이 눈물을 멈추는 날은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눈물 흘릴 줄 아는 무장 이성계를 만나게 되는 날일 것이다. 조정에서 쫓겨난 젊은 학자 정도전과 아직까지 변방에 머물고 있는 장수 이성계는 만남을 갖지 못했다.


정도전의 눈물은 진정으로 백성을 위해 눈물 흘리는 정치인을 바라는 사람들의 눈물일 것이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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