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항만공사가 여수 GS칼텍스 송유관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 사흘째가 돼서야 방제작업에 나서면서 늑장 대응이란 비난을 자초했다.
더구나 사고 다음날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까지 현장을 방문했지만 정작 광양항 관리책임자인 선원표 사장은 고향인 보성과 서울자택을 오가며 한가롭게 연휴를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따르면 기름띠 제거작업을 위해 오후1시까지 출근이 가능한 임직원 등에 대해 비상 소집령을 내렸다.
사고 이후 해역에는 매일 해경 경비함정, 방제정, 관공선, 해군 고속정, 민간선박 등 총 200여척의 선박이 투입돼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휴 동안 여수시와 광양시 공무원을 비롯해 어민회와 주민 등 1000여명도 기름띠 제거작업에 매일 동원되는 등 민·관합동으로 방제작업에 나섰다.
광양시는 31일부터 관용선을 비롯해 선박 28척, 광양어민회 등 100여명을 동원해 흡착포를 이용, 조류에 떠밀려 광양항 일원에 퍼진 기름띠 제거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여수·광양지역 부두관리를 맡고있는 여수광양항만공사는 기름유출 사흘째가 돼서야 방제작업에 나서며 늑장 대응이란 비난을 자초했다.
유출된 기름띠가 이미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와 광양제철 CTS 부두, 원료부두까지 덥친 이후, 뒤늦께 방제작업에 나서며 공사의 무책임한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사는 GS칼텍스 기름유출 등 광양항 안전에 관한 문제는 여수해양항만청 소관업무로 광양항 시설물 관리를 책임지는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늑장대응을 펼친 이유다.
이날 비상 소집도 출근 가능한 임직원에 한해 오후1시까지 출근령을 내리는 등 부두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써 무책임한 행동을 보여주며 지역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공사는 연휴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설 연휴 비상근무에 들어간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31일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2일에야 비상소집령을 내렸다.
더구나 기름유출 사고 직후 바로 방제대책을 마련했다면 광양항으로 들어오는 기름띠는 차단이 가능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공사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광양항 관련 한 관계자는 “책임 소재를 떠나 바다에 기름이 퍼지는것은 일단 막아 놓고 책임소재를 따져야 되는것 아니냐”며 “공사는 전쟁이 나도 책임없으니 뒷짐지고 구경만 할 것인가”라고 비난 수위를 높혔다.
한편, 이번사고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5분 싱가포르 선적 16만4169톤급 유조선이 낙포각 원유2부두 해상에서 원유, 나프타, 디젤 등이 담긴 GS칼텍스 측 송유관 3개를 부디치며 발생했다.
해경은 한국인 선장, 도선사 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양=뉴스1) 서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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