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젊은 여성 환자들에게 치질이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겨울철인 12월에서 2월 사이에 치질을 앓는 환자가 평소의 1.5배로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경우에는 여성 환자가 남자보다 30%이상 많았다. 이는 젊은 여성들의 불규칙한 식습관과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변비가 원인이었다. 또 임신에 의한 호르몬 변화도 변비를 유발시킬 수 있어 30~40대도 치질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이대목동병원 외과 정순섭 교수는 3일 "치질은 뇌혈관질환이나 협심증과 함께 대표적인 혈관 질환이므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치질, 기온에 영향 많이 받아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 등의 항문 질환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로, 보통 치질환자 중 70%가 치핵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치질의 증상은 치핵에서 시작되는데 치핵은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치핵은 항문 안쪽 혈관이 늘어나 그를 덮고 있는 점막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으로, 주로 낮은 기온으로 인해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정맥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특히 항문 주위가 차가운 곳에 노출되면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겨울에 치질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 또 한 가지는 잦아진 술자리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정맥이 갑자기 확장되면서 약해지는데, 이때 과도하게 늘어난 정맥에 혈액 찌꺼기가 뭉친 혈전이 생긴다. 이런 혈전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면서 급성 혈전성 치핵이 생긴다. 술은 그 밖에도 항문부위에 충혈을 일으키고 설사를 유발하며 염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술자리에서 많이 먹는 자극적인 음식들은 대부분 소화가 되지 않고 변으로 나오며 항문을 자극함으로 치질을 악화시킨다.
■같은 자세 오래 취하면 발병
치질은 보통 출혈과 통증, 그리고 항문 조직이 튀어나와 만져지는 돌출이 주된 증상이다. 출혈 증상은 변을 본 후 휴지에 피가 묻어나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심한 경우에는 피가 뿜어져 나오기도 한다. 또한 항문과 주변 부위는 통증에 민감해 심한 통증이나 가려움증을 느낄 수 있다. 가려움 증상의 경우에는 긁다가 상처가 생겨 증상 악화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특히나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변비와 설사로 인한 항문 조직 자극이 치질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 있는 경우, 장시간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는 자세도 항문 조직을 자극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섬유질 섭취량이 적거나 과음하는 습관도 치질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 교수는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혈액순환을 돕도록 해야 한다"며 "또 낮은 기온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겨울철 스키장에서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 있거나 구부린 자세를 유지하면 항문으로 피가 몰려 증상이 악화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질의 원인인 변비 예방을 위해 매일 8컵 이상의 물 섭취와 섭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 견과류를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