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 시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총선이 종료됐지만 낮은 투표율이 예상돼 정국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일간 더네이션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락 친나왓 정권은 그러나 집권 푸어타이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EC)는 전날 총선에서 전체 375개 선거구 가운데 89%에 이르는 306개 지역에서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수도 방콕에서는 전체 6671개 투표소 중 92%에서 투표가 치러졌다.
푸총 누트라웡 선관위원장은 전체 투표소 9만3952개소 중 8만3669개소에서 투표가 진행됐다며 조만간 공식 투표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부 차이낫과 북부 피짓, 남부 아유타야 등에서는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최종 투표율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방콕을 중심으로 많은 수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고의로 무효표를 만들어 총선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계 결과 전체 유권자 4870만 명의 25%에 해당하는 1200만 명이 반정부 세력의 방해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선관위 관계자는 밝혔다.
잉락 총리는 그러나 폭력사태 없이 총선이 종료돼 만족스럽다며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표를 행사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비상조치 실행기구인 평화질서유지센터(CMPO)를 지휘하는 차럼 유밤룽 노동장관은 푸어타이당이 전체 의석 500석 가운데 265~280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잉락 총리의 표밭인 남부와 북동부 지역은 모든 선거구에서 투표가 성황리에 진행됐지만 반정부 운동이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남부에서는 파행 사태가 잇달았다.
선관위는 반정부 세력의 방해로 일부 지역에서 부재자 투표를 포함, 총선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며 선거가 불발된 지역에서 재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은 선거를 한날 치르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이번 총선은 무효라는 청원을 옴부즈만 사무소에 제기했다.
시위를 이끄는 수텝 타욱수반 전 부총리는 “이번처럼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를 보이콧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표가 순조롭게 치러졌다고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며 “우리는 다시 한번 방콕에 대대적으로 집결할 것이며 그전에 잉락 총리와 다른 장관들의 관저를 포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 그는 지난달 중순부터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방콕 시내 교차로 7곳 가운데 2곳에서 보안문제를 이유로 농성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잉락 총리는 지난해 11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되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선거를 통한 민주적 해법을 강조하며 시위대에 총선 참여를 호소했다.
시위대는 선거로는 부패한 잉락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며 비선거기구인 ‘국민의회’를 설립해 정치개혁을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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