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0억원 규모의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에 '토종' 당뇨병 신약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종근당은 3일 자체 개발한 국내 최초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신약인 '듀비에'(성분명 '로베글리타존황산염'·사진)를 최근 출시했다.
종근당은 우수한 치료효능을 바탕으로 출시 첫해인 올해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려 듀비에를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글리타존 계열 치료제
지난해 7월 신약 승인을 받은 듀비에는 항암제 '캄토벨'(2003년)에 이은 종근당의 두번째 신약으로, 2000년부터 약 25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다.
듀비에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지금까지 사용돼 온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이 없다.
주성분인 로베글리타존황산염이 인슐린 양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인슐린 반응성을 높여 혈당치를 줄이고 췌장 기능을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가약제 병용요법 시 저렴한 1개 약물은 환자가 부담해야 했던 당뇨병치료제 급여인정 기준이 2013년 11월 변경돼 병용약제 모두 급여인정을 받는 것으로 확대됨에 따라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제가 더욱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종근당 관계자는 "듀비에 출시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군의 문제를 안고 있는 수많은 환자에게 선택 기회가 확대됐다"면서 "한편 국내 최초 글리타존계 신약으로서 동일 계열 의약품의 수입대체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DPP-4억제제 벽 넘어야 성공
현재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은 DPP-4(인슐린 분비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분해하는 효소) 억제제가 주도하고 있다. 유비스트의 원외처방 자료에 따르면 한국MSD '자누비아'는 지난해 복합제를 포함해 매출 1040억원을 올리며 1000억원대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트라젠타(한국베링거인겔하임·625억원)와 가브스(한국노바티스·375억원) 등도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세 제품이 사실상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출시한 LG생명과학의 신약 '제미글로'는 DPP-4 억제제임에도 이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듀비에의 성공의 열쇠는 DPP-4 억제제의 벽을 넘을 수 있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을 DPP-4 억제제가 주도하고 있지만 듀비에는 글리타존 계열이기에 차별성이 있는 만큼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안전성 문제도 듀비에가 풀어야 할 과제다.
글리타존 계열 당뇨병치료제는 혈당을 강하하는 효과가 가장 강력한 약물이지만 2010년 로지글리타존이 심혈관계 등의 부작용 가능성으로 인해 사용에 제재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로지글리타존이 심혈관계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결과를 발표하며 약물 사용제한을 전면 해제했지만 국내 처방 시장에서는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잔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종근당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FDA 발표로 오랜 시간 글리타존계 약물에 뒤따랐던 안전성 논란이 완전히 종식됐다"면서 "글리타존 계열 약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어 약 300억원 규모의 글리타존 계열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