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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전문기자의 핀치히터] 스프링캠프의 따뜻한 박수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03 17:21

수정 2014.10.30 00:16

[성일만 야구전문기자의 핀치히터] 스프링캠프의 따뜻한 박수

1981년 8월 26일 야구장은 초만원이었다. 8월의 찜통더위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에는 송곳 하나 세울 틈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프로야구 경기는 아니었다. 경북고와 선린상고가 맞붙은 봉황대기 결승전. 고교야구의 마지막 황금기였다.

경북고의 간판선수는 류중일(삼성 감독)과 성준(SK 투수코치). 선린상고엔 박노준(대한야구협회 기획이사)과 김건우(한국야구위원회 육성위원)가 있었다. 박노준이 1회 홈으로 뛰어들다 부상을 당했다.

박노준은 이후 3개월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그 기간에 문병을 온 숫자는 자그마치 6000여명. 대부분 여고생 팬들이었다.

1986년은 스타 신인들이 프로야구 무대를 밟은 마지막 해로 기억된다. 1984년 조성옥(롯데), 김상훈(당시 MBC), 85년 선동열(당시 해태)에 이어 86년 박노준(당시 OB), 김건우(MBC), 류중일(삼성), 이강돈(당시 빙그레) 등 신인들이 입단했다. 모두가 고교야구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고교야구의 인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매년 프로야구에 신인들이 공급되지만 어떤 선수인지,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고교 무대에서 몇 개의 홈런을 때렸고, 얼마나 승수를 올렸는지 야구팬들은 전혀 모른다.

1986년 일본 프로야구에도 대단한 신인이 입단했다. 기요하라 가즈히로. 오사카의 야구명문 PL 학원을 졸업한 기요하라는 고시엔대회(봄·여름 두 차례 벌어지는 일본의 고교야구대회) 본선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려낸 기록의 사나이다.

그해 봄 기요하라에게 쏟아진 일본 매스컴의 관심은 스토커 수준이었다. 그들의 집요함은 같은 기자로 볼 때도 이해의 수준을 넘어섰다. 기요하라는 두 가지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졸 타자 최다 홈런(31개)과 최다 안타(123개) 신기록.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이 입단 첫해 팀(세이부 라이온즈)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해를 넘기면서 일본 매스컴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기요하라에 냉담해지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관심은 아라이 유키오(야쿠르트), 아와노 히데유키(당시 긴테쓰) 등 새로운 신인에게 넘어갔다. 단 1년 사이인데 어떻게?

의문의 해답은 간단하다. 일본 매스컴은 유달리 신상품(신인)에 집착한다. 지난해 일본 매스컴의 촉각은 온통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에 집중돼 있었다. 신인 시절 박노준(5승6패 7세이브·52타수 9안타)처럼 투·타자를 겸업한 오타니는 3승을 기록했고 홈런 3개와 45안타를 때려냈다. 오타니는 올해 투수에만 전력한다. 하지만 매스컴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오승환(한신)이 지난 2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구단버스에서 내리는 모습부터 첫 타격 연습, 캐치볼 등 일거수일투족에 일본 매스컴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기사 내용도 칭찬 일색. 오승환을 위해 두 명의 한국인 직원이 임시로 고용됐다.

하지만 이는 한시적 '신인특수'일 뿐이다.

스프링캠프의 박수는 언제든 야유로 돌변할 수 있다.

박수와 야유의 경계는 단지 성적이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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