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용품 브랜드인 헤지도기가 돌풍을 일으킬 것입니다."
정승기 LG패션 ACC부문 상무(사진)는 4일 "지난 3~4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헤지스 로고와 같은 강아지 모양 제품이 많이 판매된 데 착안, 선배가 운영하는 퍼피야(Puppia)와 함께 '헤지도기'라는 이름으로 애완견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 상무는 지난 2011년 LG패션 ACC부문으로 옮겨온 당시 헤지스의 정체성을 찾는 데 주력했다. 그는 "루이비통 하면 '모노그램'처럼 특징이 있어야 했는데 헤지스는 이렇다 할 특징이 없었다"며 헤지도기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헤지도기는 초기에 마케팅 수단으로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시작됐지만 오는 3월에는 서울 강남에 익스클루시브 매장을 오픈하고 44개 헤지스 액세서리 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론칭될 예정이다.
정 상무는 이 밖에도 정보기술(IT) 부문을 강화해 IT기기 액세서리 라인을 늘렸다. 헤지스 액세서리는 그가 LG패션에 합류한 지 1년 만에 매출을 30% 이상 늘렸다. 정 상무는 세계 명문 패션스쿨인 미국 뉴욕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98년 정 상무는 학위를 취득한 뒤 알마니 익스체인지 미국 뉴욕 본사에 입사해 미국 패션 시장을 경험하는 기회를 얻었다. 당시 본사 직원 50명 가운데 정 상무는 유일한 동양인이었다.
정 상무는 "미국은 이론과 현장을 실질적으로 많이 접목한다"며 "한국의 경우 신입사원에게 대학에서 배운 이론과 별개로 새로운 맞춤교육을 시키지만 미국에서는 신입사원의 시각에서 보이는 신선한 부분들을 인정하고 현장에서 접목하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제일모직의 띠어리 영업팀장과 인터웨이브 바네사브루노·질스튜어트·A.P.C. 영업본부장을 거쳐 지난 2006년 성주그룹으로 옮겼다.
성주그룹에서는 당시 600억원 정도였던 MCM 매출이 2010년 3000억원으로 급성장해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외부에서 영입한 인력으로 이끌어내는 결과물보다는 회사 내 기존의 사람들과 함께 낸 성과가 더욱 값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축구와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좋은 선수를 모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현재 우리 조직 내 사람들과 문제점을 찾고 해결 방안을 세워 함께 조직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해외 명품이나 SPA 브랜드가 들어와 국내 패션업체들이 힘들다고들 하지만 우리도 분명 강점이 있다"면서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찾는다면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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