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먼지 구덩이 공사판 학교서 수업 받는 학생들

뉴스1

입력 2014.02.04 17:25

수정 2014.10.29 23:44

먼지 구덩이 공사판 학교서 수업 받는 학생들


관할 교육지원청의 안일한 대처와 학교장의 무관심으로 인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먼지구덩이 공사판 학교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4일 인천서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서부교육청은 16억49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계양구 소재 효성서초등학교에 대한 교육환경개선사업(내진보강)을 추진했다.

공사기간은 지난해 11월4일부터 5월2일까지로 ▲1층 천정개선공사(복도) ▲4층 석면텍스교체공사 ▲1~4층 복도 바닥 개선공사 ▲교실 내부 환기시설 설치 ▲구조보강공사 ▲복도 및 계단실 방화문 교체 공사 ▲방송실 이전 공사 등 총 16개가 넘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됐다.

내부 공사는 방학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진행돼 이달말 마무리 짓는다는 것이 서부교육청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설 연휴가 끝난 3일 개학해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기 시작했지만 교실, 복도, 천장 등의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말 그대로 공사판에서 수업을 받는 상황이 연출됐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설 연휴 마지막 날(개학 하루 전) 학교를 찾은 한 학부모에 의해서 일부 학부모에게 알려졌으며 뒤늦게 학부모들이 나서 학교 청소를 하는 해프닝마저 벌어졌다는 점이다.


그나마 연락을 받고 온 학부모들 일부가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교실 정도는 수습했지만 학교 대부분은 공사판으로 방치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3일 개학해 온 아이들은 청소가 안된 먼지투성이 학교에서 수업하는 촌극을 불러왔다.

이 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설 연휴 마지막 날 다른 학부모로부터 연락을 받고 학교에 가보니 다음날이 개학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로 학교가 난장판이었다”며 “연락 받고 온 일부 학부모들과 저녁 늦게 까지 청소를 했지만 내 아이가 다니는 교실 정도 치우는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공사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상황을 이렇게 만든 학교측 대처에 분통이 터진다”며 “학교장에게 불만을 제기하자 돌아온 말은 ‘자신이 하는 공사가 아니라 서부교육청에서 하는 공사다’였다. 교장, 교사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에 실망을 넘어서 화가 났다”고 한탄했다.

학교 공사의 경우 아이들 학습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방학에 중점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부교육청도 이점을 인지해 학교 내부 공사는 방학이 시작되는 지난해 12월 27일 시작해 이달 말까지 완료하는 계획으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3일 개학해 봄방학이 시작되는 17일까지(2주간)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장은 개학을 앞두고 4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청소용역업체에 청소를 의뢰, 4일(지난달 30, 31일, 이번달 1, 2일)에 걸쳐 청소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학교 상황은 도무지 청소를 했다고 볼 수 없을 만큼 난장판이었다.

이처럼 학교측과 서부교육청측은 현 상황을 미리 예측해 대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대처, 학생들을 먼지구덩이 공사판으로 내몰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효성서초 손성대 교장은 “학교 공사의 감독자가 교장인데 어떻게 모른다고 했겠느냐”면서 “연휴 마지막날 이러한 상황을 인지했고 늦게나마 학교 정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개학전 용역을 의뢰해 4일간 청소를 진행했다”며 “청소를 한다고 했는데 학부모가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학부모, 서부교육청 관계자와 간담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부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내부 공사의 경우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방학에 중점적으로 실시할 수밖에 없다”며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 이전에 내부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주야로 공사를 진행했다. 개학 전까지 바닥공사를 마무리하려 노력했지만 공기가 맞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지가 나지 않게 할 수 있는 3가지 안을 마련했고 학부모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불만을 해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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