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연준 ‘마이웨이’에 전세계 중앙銀 공조 논의 부상

뉴스1

입력 2014.02.05 15:10

수정 2014.10.29 23:12

美연준 ‘마이웨이’에 전세계 중앙銀 공조 논의 부상


美연준 ‘마이웨이’에 전세계 중앙銀 공조 논의 부상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정책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 신흥국 통화 혼란이 증폭된 상황에서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린 뒤 시장 불안이 확대되면서 이 같은 주장은 힘을 받고 있다.

영국 영란은행(BOE)의 앤디 홀데인 금융시장안정 담당 이사는 4일(현지시간) 옥스포드대 강연에서 “개별국들이 ”전체 금융시장의 광범위한 이익은 고려하지 않고 자국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며 연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다음달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월간 650억달러로 줄이기로 한 연준의 추가 테이퍼링 결정은 중국의 성장 둔화 조짐과 맞물려 전세계적인 매도세를 촉발시켰다. 특히 신흥국들이 받은 타격은 컸다. MSCI 신흥국 지수는 올 들어 약 8% 급락했다. 이는 199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홀데인 이사는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났던 금융 규제처럼 국제공조를 촉진시키는 아젠다가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머리를 맞댄 싸움으로 개별국은 자국 정책을 추구한다.
위험에 처하는 것은 전체 시스템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가 글로벌 은행시스템에 대해 받아들였던 교훈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며 ”지난 2주 동안 봤듯이, 더욱 많은 국가들이 위험에 처하기 전에 (국제공조에서의) 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홀데인 이사는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국 경제를 점검할 때에 개별국에 초점을 맞추지만 앞으로는 특정국 정책이 외부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흥국과 주요 6개국(G6) 간 쌍무적 통화스왑 체결, 자본 규제 등을 공조의 좋은 예로 들었다.

연준에 대한 비판과 국제공조 필요성은 다른 곳에서도 지적됐다. 이날 씨티그룹의 선임 애널리스트 윌렘 뷰터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란에서 ”사람들에게는 의도와 관계없이 행위가 낳은 예측 가능한 결과에 대해 책임이 뒤따른다“며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뷰터는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FOMC 성명에서는 미국 이외 지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며 ”수많은 사람들은 신흥국 금융시장 혼란에 대한 연준의 침묵에 놀라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뷰터는 지난 한달 동안 나타난 신흥국 시장 혼란상을 언급하면서 원인은 부분적으로 ”터키와 아르헨티나에서의 정치적 불안과 잘못된 정책 운용에 있었다“고 규정했지만 ”혼란은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의해 악화됐다“고 말했다.

뷰터는 ”일부는 연준이 정책 운용에서 미국 이외 지역에 대한 정책 여파에 무게 중심을 둔다면 그것은 법적 의무 위반이라고 말한다“면서 ”이 점을 받아들인다 해도, 신흥국 상황이 다시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한 연준은 외부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무역과 금융의 연결고리를 통해 해외 시장의 재정 및 경제 혼란은 부메랑이 돼 자국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미국 통화 정책에 따른 해외의 반향에 우려하는 이유이다. 연준의 침묵은 외부 효과를 믿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이 견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뷰터는 ”국제 공조를 요청한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의 주장은 옳다고 본다“며 ”연준이 해외에 미치는 정책의 결과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인상을 보인다면 이는 신흥국에 분노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또 외부효과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공포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어느 쪽도 미국 국익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라잔 총재는 앞서 지난 30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신흥국들은 전세계가 2008년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협력했지만 ”국제 통화정책 공조는 현재는 깨졌다“고 말했다고 FT가 보도했다.


라잔 총재는 이어 ”선진국은 공조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선진국은 현 시점에서 손을 떼고 난 뒤에 ‘우리는 우리 일을 할 테니, 당신들은 이에 맞춰라’라고 말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일에는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런던에서 강연을 통해 전세계 주요은행 간의 공조 확대를 요청했다.
그는 ”모든 통화 기관들은 밀접하게 공조해야 한다“며 ”자국 정책이 갖는 잠재적 여파를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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