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제조업 라이벌 韓-日, 환율 변동으로 희비 교차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05 15:53

수정 2014.10.29 23:10

최근 엔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제조업 시장에서 한국 수출 기업과 일본 수출 기업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 2007~2011년 한국 수출 기업들이 글로벌 제조업 시장에서 원화 약세를 등에 업고 일본 수출 기업들과의 교역환경에서 선점했던 상대적 우위를 최근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다. 이 기간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50%가량 폭락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이같은 추세가 엔저 전략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2012년을 기점으로 역전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의 약효가 미 달러 및 엔화 대비 원화 강세로 나타나면서 한국 기업들의 무역 환경에 빨간불이 켜졌단 지적이다. 아베노믹스는 무제한 엔화 살포를 골자로 하는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이 이끄는 경기부양 패키지다.


WSJ에 따르면 원화는 지난 한 해 동안 엔화 대비 24% 올랐다. 이는 한국이 지난 1997년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빠른 절상 속도다.

양국 수출 기업들의 엇갈린 희비는 지난해 12월 마감한 분기 실적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일례로 한국의 대표적인 철강 제조사인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지난주 18% 감소했다. WSJ은 한국의 다른 제조업체들의 상황도 포스코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엔저 순풍을 탄 일본 기업의 상황은 달랐다. 도요타는 올해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의 순익 전망치를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까운 164억달러(약 17조7366억원)으로 상향했고 영업이익도 6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67% 가운데 3분의 2이상이 환율변동에 따른 증가분인 것이라고 WSJ은 강조했다.

WSJ은 수출 중심의 한국 기업으로선 원화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원화가 달러화 대비 10원 절상될 때마다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1% 떨어진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원화 환율 때문에 4·4분기 이익이 7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닛산 자동차의 자회사인 닛산 샤타이의 대변인인 시마다 타쿠는 "한국과 일본 제품 모두 품질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같다면 고객이 일본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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