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로보캅 2014년 판 액션에 묻힌 스토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07 13:02

수정 2014.10.29 21:53

[영화리뷰] 로보캅 2014년 판 액션에 묻힌 스토리



1985년 폴 베고벤 감독의 연출한 ‘로보캅’은 기계로 몸을 바꾼 알렉스 머피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에 만연된 범죄에 대해 경고한다. 그 경계에 대해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그 뿐만이 아니다. 타락한 도시의 위정자를 통해 과연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에 대해서도 묻는다. 서울에서 단관 개봉한 작품은 관객 45만 9289명(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했다.


2014년 새롭게 태어난 영화 ‘로보캅’은 현실 세련된 영상미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세월이 지난 만큼 특수효과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2014년 판 로보캅은 원작과 달리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한층 날렵해졌다.

연결된 메인 컴퓨터를 통해 로보캅은 순식간에 용의자를 제압한다. 원작의 주연배우 피터 웰리보다 리메이크판 주연배우 조엘 킨나만은 훨씬 꽃미남이다. 그는 미국에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 ‘더킬링’에서 홀더 형사로 분해 인기를 모았던 그는 로보캅에 매력을 더했다.

첫 주연임에도 영화에서 그는 외모부터 주목을 받는다. 촬영장에서 20kg이 넘는 슈트를 착용하고 액션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더불어 게리 올드만, 사뮤엘 잭슨, 마이클 키튼 등 연기파 배우가 출연해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감독은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 수상한 호세 파딜라 감독이 맡았다. 그는 영화 ‘엘리트 스쿼드’로 세계 영화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참신한 감독과 신구 조화된 출연진이 모였지만, 영화는 아쉽게도 원작의 아성을 넘지 못할 듯 보인다.

영화 ‘로보캅’은 원작의 비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다. 이유는 바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영화에 담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원작은 범죄도시에서 활약하는 경찰의 이야기를 그렸다. 정의로운 경찰이 결국 갱단에 린치를 당하고 결국 기계를 결합한 로보캅으로 재탄생한다는 내용이다.

원작에서 로보캅은 자신이 쫓는 갱단의 우두머리와 필사의 격투를 벌인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로봇인지 사람인지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주인공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번 리메이크된 ‘로보캅’은 무게감이 떨어진다.

리메이크에서는 군인대신 로봇이 전쟁을 시작한다. 감독은 미국의 골칫거리인 중동지역에 출동한 로봇군단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하지만, 이는 영화 전체에 녹아지는 못해 아쉬움을 준다. 원작에서처럼 주인공이 정체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은 너무 가볍게 넘어가 아쉽다. 리메이크판은 액션에 철학적인 메시지가 가려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리메이크판은 흥행을 위해서 원작이 가진 메시지를 축소시키는 실수를 범했다. 범죄도시에서 쓸쓸히 싸우는 ‘로보캅’은 주인공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뇌를 영화 속에서 녹여냈다. 액션역시 로보캅이 무적이 아니라는 걸 강조해 로봇이 무적이란 환상도 깼다. 이는 당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리메이크판은 발전된 특수효과로 액션장면이 화려하다. 원작과 같은 내용의 복수를 위해 나서는 로보캅의 모습도 흥미롭다. 하지만 완벽한 CG는 영화의 스토리의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됐다.

철학적인 메시지와 흥행성을 둘 다 잡으려다 놓친 꼴이다. 영화에서 강조한 특별법이 뭔지 작품에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 것도 아쉽다. 사무엘 잭슨, 게리 올드만, 마이클 키튼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주인공의 활약에 치우쳐 빛이 바랬다. 2월 13일 개봉.

/황인성 기자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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